“은사님 칭찬과 격려에 자신감 얻었죠”

국제로타리클럽 3670지구가 주최한 제1회 다문화가요제에서 대상을 차지한 왕후이후이(王惠慧·42)씨.

왕 씨는 지난 6일 전주 그랜드힐스턴호텔에서 열린 다문화가요제에서 경기민요 ‘배띄워라’를 열창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왕 씨는 심사위원들로부터 구슬픈 소리와 리듬감이 좋다는 평을 받았다.

익산글로벌문화관에서 다문화해설사로 근무하는 왕 씨는 올해 15년차 다문화가정 주부.

노래와 춤을 좋아했던 왕 씨가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4년 전 익산시 생활프로글램에서 이다은 명창을 만나 취미로 민요를 배우면서다.

판소리 중에서도 민요를 특히 좋아하는 왕 씨는 이후 새만금가요제에서 1등을 차지하는 등 익산뿐만 아니라 전주에서 열린 각종 축제와 가요제를 휩쓸며 명성을 날렸다.

왕 씨는 “대회에 나가 상을 못 받을 때도 있었지만 항상 즐거웠다”며 “잘한다고 칭찬해 주신 선생님의 격려에 용기와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한다.

중국 심양(瀋陽)이 고향인 왕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던 중 중국여행 온 남편을 만났다. 지인 소개로 첫눈에 반한 부부는 중국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지난 2007년 1월 30일 익산에 안착했다.

남편 한 사람을 믿고 이억만리 익산에 온 왕 씨는 언어와 음식이 맞지 않아 고생을 많이 했다.

“익산에 도착했을 때 할 수 있는 말은 ‘안녕하세요’ 뿐이었어요. 음식도 입에 맞지 않아 김치하나로 식사를 했죠.”

외동딸인 왕 씨가 한국으로 시집간다고 하자 그의 부모는 한국말 한마디 못하는 어린 딸이 눈에 밟혀 반대했다고 한다.

왕 씨는 “지금은 모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다”며 “무엇보다 남편이 늘 ‘천생연분’이라고 말해줘 고맙고 하루하루가 행복하다”고 말한다.

지난 달 익산글로벌문화관 개관과 함께 다문화해설사로 일하는 왕 씨는 의상·악기·놀이 체험을 담당한다.

“어릴 적 꿈이 선생님이었어요. 중국어도 가르치고, 춤도 가르칠 수 있는 데다 익산 날씨가 따뜻하고 공기가 쾌적해 좋아요.”

왕 씨는 중국인들로 구성된 자조모임 회장을 맡아 매월 양로원 등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올해는 코로나 방역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소규모로 쓰레기 줍기 등 환경정화 활동을 실천했다.

왕 씨는 “3년 전 친정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중국을 다녀오고 코로나로 가지 못했다”며 “할아버지와 함께 생활하는 아버지가 보고 싶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눈시울을 붉힌다.

더 열심히 일하고 대학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가고 싶다는 왕 씨는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형제를 두고 있다. 남편은 평범한 직장인이다.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