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가홍 대표, 무농약으로 재배한 꾸지뽕 열매 1시간 이상 끓여내

오래된 타자기·불무 등 박물관을 옮겨 놓은 듯 이색 풍경 덤으로

전국에 있는 수많은 카페 중에서 꾸지뽕을 이름으로 사용하는 카페는 몇 곳이나 있을까.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딱 한 곳이다.

성당면 교도소세트장 인근에 자리한 삼홍꾸지뽕카페(대표 박가홍·함라면 함낭로 164)다.

카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은 건강에 좋은 꾸지뽕 열매를 주 재료로 차를 끓인다. 꾸지뽕차를 비롯해 꾸지뽕흑임자죽, 꾸지뽕녹두죽, 꾸지뽕대추자 등이다.

또 오미자차, 레몬에이드, 개복숭아에이드, 오미자에이드, 딸기스무드, 수제식혜 등도 맛볼 수 있다. 커피 종류는 핸드드립 아메리카노가 유일하다.

꾸지뽕카페에서 사용하는 재료는 커피를 빼고 모두 국산제품이다. 가게 문을 닫을지언정 수입농산물은 사용하지 않겠다는 박가홍 대표의 결심 때문이다.

꾸지뽕은 박 대표와 남편 홍석균 씨가 무농약으로 직접재배한다. 또 설탕대신 건강에 좋은 꿀을 첨가한다. 꿀은 벌을 치는 박 대표의 사촌 오빠가 공급한다. 꿀의 향이 너무 진해 커피에는 어쩔 수 없이 설탕시럽을 넣는다.

꾸지뽕차는 말린 열매를 1시간 이상 끓여내 맛이 진하다. 모든 손님들에게 꾸지뽕 아래에서 자란 쑥과 빻은 쌀을 버무려 쪄낸 ‘쑥버무리’를 서비스로 제공한다. 쑥버무리를 남긴 손님들에게는 포장해 준다. 쑥버무리는 따로 구입할 수도 있다.

간호사였던 박 대표가 삼홍꾸지뽕카페를 개업한 것은 지난 2015년. 남편과 함께 꾸지뽕농사를 지으면서 그 효능을 체험하면서다. 몸에 좋은 꾸지뽕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먹고 싶었다.

박 대표는 “처음 카페를 찾는 손님들은 가격이 비싸다는 반응인데 꾸준히 오시는 손님들은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에 비하면 오히려 저렴하다. 가성비가 높다고 평가한다”고 귀띔한다.

삼홍꾸지뽕카페는 또 볼거리가 많아 눈이 즐겁다.

카페에 들어오면 마치 박물관에 온 듯하다. 이곳에서는 쓰고 버린 모든 생활용품이 훌륭한 인테리어 소재다.

타자기, 다리미, 시계, 주전자, 호롱, 불무 등이 세월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게 한다. 어느 고택의 마루는 탁자로 변신해 손님들을 맞이한다. 제봉틀은 근사한 야외 탁자로 변신했다.

창문너머 풍경은 전형적인 농촌마을 모습이다. 박 대표가 수집한 크고 작은 질그릇이 마치 옛날 부잣집 장독대를 연상케 한다. 누군가의 장독으로 쓰였던 질그릇들은 빈집을 치울 때 얻어오거나 구입한 것이다.

장독대 옆에서는 꾸지뽕이 자란다. 지금은 겨울이라 황량한 모습이지만 가을에는 붉은 꾸지뽕 열매가 주렁주렁 열린다. 꾸지뽕 나무아래엔 닭장이 자리하고 있다. 모이를 쫏는 닭들이 평화롭기만 하다. 닭장 너머에는 논과 밭이 펼쳐져 농촌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도시에서 온 손님들은 하루 종일 바라 봐도 지루하지 않다고 감탄한다.

꾸지봉카페 앞쪽에는 함라면의 명산 함라산이 펼쳐져 있다. 건강을 챙기고 옛 추억을 반추할 수 있는 멋진 공간이 틀림없다.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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