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봉사활동에 흠뻑 빠진 가수 예빈씨

“처음엔 아무 것도 모르고 겁 없이 무대에 올랐죠. 어느 날부터인가 한바탕 즐겼다는 희열을 가슴에 안고 무대를 내려옵니다. 가수가 천직인 것같네요.”

어렸을 때 고향 군산시 회현면의 ‘이미자’로 불렸던 가수 예빈 씨(본명 이경자·57)는 무대에 오르면 물오른 팔색조로 변신한다. 다소곳한 평소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열창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사람들이 그의 공연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다.

그의 타이틀 곡은 ‘여자의 마음’. 이미 익산에서는 이름난 가수다. 신곡 ‘사랑싸움’, ‘홍도아가씨’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풍부한 성량으로 민요와 가요를 넘나드는 다재다능한 가수다. 좋아하는 노래는 신만고강산·각시풀·창부타령(민요)과 세월강·연꽃(가요) 등이다.

남다른 음악재능을 갖고 있었지만 내성적인 성격에 그는 각종 경연대회에 스스로 나서지 못했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선생님이 대회 참가를 주선하면서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 콩쿨대회 등 경연무대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무대에 오르기만 하면 상을 타오는 상장제조기였다. 특출한 음악재능으로 그는 도지사상까지 휩쓸었다. 하지만 집안 사정과 결혼생활로 음악은 잠시 접어둬야 했다.

지난 2015년 그의 인생에 변곡점이 찾아왔다.

남편이 ‘그동안 살림하느라 고생이 많았다’며 취미생활을 권유한 것. 시부모가 돌아가시고 제2의 인생을 꿈꾸던 그는 곧 바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2019년 여러 사람들과 함께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어 에바다 예술단을 창단해 단장을 맡았다. 에바다(Ephphatha)는 아람어를 헬라어로 음역한 말로 ‘열려라’ 의 뜻.

에바다 예술단은 임원 7명과 단원 32명. 단원은 한국무용, 통기타, 마술, 민요, 사물놀이, 난타 등 재능을 갖고 있는 예술인들로 봉사활동에 목마른 사람들이다.

그는 단원들과 함께 코로나 19에도 틈틈이 요양원, 주간보호센터 등을 찾아 음악공연과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배산체육공원 공연장에서 ‘코로나 극복 시민과 함께하는 사랑열차 공연’을 열어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았다. 활발한 활동은 올해 전라북도 최우수봉사단체로 선정되는 영광으로 되돌아왔다.

그의 또 다른 이름은 ‘천만불 미소천사’. 아름다운 미소로 무장한 예빈 씨는 또 ‘비대면 찾아가는 예술버스’ 단원으로 도내 전역을 순방하며 코로나로 지친 도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그는 내년에는 단원들과 함께 코로나로 힘든 시민들을 찾아가는 에바다 예술단 콜라보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그의 예명 ‘예빈’은 예쁜 마음을 많이 가졌다는 뜻. 에바다 예술단 단원들은 그를 연습벌레라고 부른다. 쉬는 날이면 마동에 마련된 연습실에서 목청을 가다듬는다.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