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은 소통·공감 깨닫고 자신감 심어준 곳” 

“전북대 총장 시절 전북대-익산대 통합 익산과는 남다른 인연”

수의과대학 익산캠퍼스로 이전, 친환경 농‧생명 분야 메카 자리

아이들이 미래 꿈꿀 수 있는 교육의 대전환 필요…“지원 절실”

지난 1982년부터 35년간 전북대 교수로 재직했던 서거석 전 총장.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을 만큼 그는 항상 변화를 주시하며 선제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행동으로 옮긴다. 거침이 없다. 두려움도 없다. 열정이 있다. 매일 교육과 지역 발전을 위한 고민 속에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는다.

지나온 그의 삶의 모습이 그렇다. 특히 서 전 총장은 익산과의 인연이 남다르다. 총장 시절 전북대와 익산대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소통과 공감을 깨닫고 자신감을 심어준 곳이 익산이란다. 본지는 서거석 전 총장의 익산에 대한 교육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6.1 전북교육감 선거는 전북교육의 미래발전을 책임져야 할 교육감을 선출해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선거가 될 것이다. 교육감 선거에 나섰는데요. 각오는?

35년 동안 전북대학교에서 인재를 양성하고, 나아가 총장을 역임하면서 대학발전에 앞장설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여전히 교육자로 열정이 차고도 넘칩니다. 그 열정을 희망 가득한 전북교육의 미래를 위해 쏟고 싶습니다.

교육계에서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별칭이 붙었을 만큼 제대로 혁신할 줄 알고 있습니다. 체감할 수 있는 변화·발전을 이끌어 봤습니다. 혁신과 변화·발전을 이끌었던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이 중심이 되고 미래가 있는 전북교육의 대전환을 이뤄내고 싶습니다.

-익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안다. 특히 전북대학교 총장을 역임하면서 익산대와의 통합을 이끌어 냈는데요?

그렇습니다. 전북대 총장 시절 학령인구 감소와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대학의 위기를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익산대와의 통합을 이뤄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익산은 소통의 힘과 공감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고 진정성을 갖고 최선을 다한다면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곳입니다.

전북대와 익산대와의 통합은 결국 지역 거점대학인 전북대를 익산에 둠으로써 사학의 명문인 원광대와 함께 익산시를 전국적인 대학도시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통합 후 전북대는 최고 단과대학인 수의과대학을 익산캠퍼스로 이전하고 환경생명자원대학을 신설했습니다. 이로써 익산캠퍼스는 수의학 분야와 친환경 농생명 분야의 메카로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분위기는 어땠나요? 화형식도 열리고 반발과 갈등이 심했는데요.

당초 익산대학이 있던 익산캠퍼스에 전북대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단과대학인 수의과 대학을 이전하고 환경생명자원대학을 신설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수의대의 익산 이전에 동의했던 수의대 교수들이 입장을 바꿔 이전을 반대하는 바람에, 이를 추진하던 대학본부는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부득이 다른 단과대학으로 대체하려는 분위기가 익산시민들에게 알려지면서 총장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저를 형상화한 모형을 불로 태우는 화형식까지 열리기에 이르렀습니다.

갈등을 잠재우고 원만한 학교 통합을 위해서는 소통과 공감이 가장 큰 힘이라는 생각으로 수의대 교수들 한 명 한 명을 만나 설득에 설득을 거듭하고, 읍소까지 하여 끝내 동의를 받아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솜리문화회관에서 익산시민들을 모시고 설명회를 가져 공감대를 끌어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수의대학생들이 기존 기숙사와는 별도로 기숙사를 신축해 주지 않으면 수의대 이전을 반대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집회 현장을 찾아가 학생들에게 기숙사 확충을 약속했습니다. 결국 교육부, 기획재정부 국회를 쫓아다니며 어렵게 예산을 확보하고, 학생들을 설득한 끝에 학교 통합을 성사시켰습니다. 

-전북대와 익산대의 통합 이후 과감한 투자로 통합 효과를 극대화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규모가 어느 정도였는지?

전북대의 집중 투자계획에 따라 익산캠퍼스에 투자가 체계적으로 진행됐습니다.

통합 이후 2008년 3월부터 총장으로 재직했던 2014년 말까지 1,10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 같은 규모의 예산을 특정 단과대학에 집중 지원한 사례는 전북대 역사상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대표적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 500억 원, 대학통합지원금 260억 원, LED농생명융합 분야 300억 원, 기숙사 신축 67억 원, 기성회계 60억 원 등 입니다.

-그러한 노력 속에서 일궈낸 결과로 익산캠퍼스는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세계가 주목하는 특성화 캠퍼스로 발돋움했다. 전국적인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먼저, 전북대와 익산대의 통합에 따른 정부의 지원금과 함께 전북도, 익산시 역시 관련 연구시설 유치와 설립 등 적극적인 협력을 약속하며 100억 원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지자체와의 긴밀한 협력, 공조체계로 국립대 통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중복·유사학과 통합 등 화학적 통합과 동시에 캠퍼스 특성화까지 추진하면서 교육과학기술부의 국립대학 통폐합 지원 사업 평가에서 매우 우수한 사례로 평가됐습니다.

익산캠퍼스 역시 통합 이후 변화·발전을 거듭했습니다.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가 국가핵심연구지원센터로 선정되고, 동물의약품 효능평가원(250억원), 실험동물센터(160억원)가 설립되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의대 특성화 캠퍼스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영국의 고등교육평가기관 QS(quacquarelli symonds)는 익산캠퍼스 수의대학을 세계 100대 수의과대학으로 꼽았습니다.

환경생명자원대 역시 LED농생명 관련 기술이전과 논문 등 탁월한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익산의 식품산업클러스터 등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 친환경 농생명 분야의 연구를 선도하며 지역과 동반성장하는 혁신적인 명문대학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국립대 통합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들에게 조언하고 싶다면?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가 25년 전 말했던 “30년 후 대학 캠퍼스는 역사적 유물이 될 것”이라는 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상당수의 교육 전문가들도 대학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영국 등 외국을 보더라도 대학의 통합을 위기의 타계책으로 삼고 있습니다.

단순히 대학만을 생각하는 물리적인 결합 형태의 통합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지역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고 지역과 공생하고, 나아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화학적 결합 형태의 통합이 필요합니다. 주민, 교수, 학생 등 모든 구성원 간 긴밀한 소통과 공감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합니다.

-익산시민과 전북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 전북교육은 또다시 아이들을 갈등과 반목의 환경에 놔둘 것인지, 아이들 중심의 미래 교육을 향해 나갈 것인지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다. 아이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교육의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익산시민과 전북도민의 관심, 그리고 지원이 절실합니다.

총체적인 위기 속에 있던 전북대를 단기간에 전국 명문대 반열에 올려놓으면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습니다. 이미 성과로 교육자로, 교육행정가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소통과 공감, 연대와 협력이라는 밑바탕 아래 강력한 추진력으로 전북교육의 대전환을 반드시 이뤄내고 싶습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대담=송태영 기자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이 걸어온 길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은 지난 1982년부터 전북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전국

국립·사립 4년제 대학 총장협의회장(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을 비롯한 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장, 한국소년법학회장, 한국비교형사법학회장, 전북경제도민회의 의장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제15대·16대 전북대 총장을 맡아 전국 40위권 대학을 10위권으로 끌어올려 그 위상을 높이는데 공헌했다. 특히 국립대에서는 부산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전북의 자긍심을 높였다는 평가다.

서 전 총장은 임기를 마친 후 법학전문대학원으로 복귀해 후학 양성에 매진한 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후원회 전국수석 부회장 겸 전북후원회장을 맡았으며 최근까지 더불어교육혁신포럼 이사장으로 전북교육현안을 분석하고 연구해왔다. 현재는 문재인 정부 아동정책조정위원, 세계잼버리정부지원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송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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