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라피(이하 캘리)는 서예와 같은 글씨인데도 동적이라서 표현할 수 있는 확장성이 큽니다. 글자꼴의 미감을 다양하게 살릴 수 있어 디자인 요소가 강하다고 볼 수 있죠.”

유희성 (사)한국캘리그라피창작협회 전북지회장은 “캘리는 간판, 책표지, 엽서, 선물액자 등 생활용품에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며 “부업으로 소품을 만들어 판매할 수도 있고, 정서적인 안정감도 가져 온다” 말한다.

이 때문에 매주 목요일 모현동 익산시평생학습관에서 열리는 유 회장의 캘리 수업은 수강생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수강생 중에는 열심히 하는데 어려워하는 사람, 못해도 좋아하는 사람, 잘하면서도 어렵다고 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러나 캘리는 한 단계, 한 단계 도약할 때마다 재미를 느낄 수 있죠.”

유 회장은 “캘리는 분명 초보자들에게는 쉬운 듯 어려운 분야”라고 설명한다.

유 회장을 비롯한 협회의 강사진은 지난 1월 도내 교사 25명을 대상으로 이리북중에서 실시한 ‘캘리그라피 입문과정 교사 직무연수’를 성황리에 진행했다. 캘리의 매력에 푹 빠진 교사들은 오는 8월 여름방학 직무연수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원광대평생교육원, 행정복지센터 등에서 실시하던 캘리 교육 프로그램이 중단돼 아쉬움이 많다.

“초등학교 3학년 때였어요. 독서반 친구 5~6명과 책읽기를 하고 있는데, 옆에서 서예특활반을 지도하던 담임 선생님이 제 이름을 예쁘게 붓글씨로 써서 붙여 놓고 학생들에게 붓글씨 연습을 하라는 거예요. 그 때 붓으로 쓰여진 이름이 너무 예쁘고 멋있어서 4학년 때 서예특활반에 들어가 붓을 처음 잡은 것이 예술인의 길을 걷게 됐네요.”

유 회장은 서예선생님의 칭찬에 힘입어 벼루가 푹 파일정도로 글씨를 썼다고 회상한다. 이런 유 회장에게 어머니는 “뭐하려 그렇게 글씨를 열심히 쓰느냐”고 핀잔을 하기도 했다.

고교시절 대입준비로 붓을 잠시 놨던 유 회장은 대학에서 서예과가 없는 때라 서예동아리 활동을 하며 다시 붓을 잡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다. 원광대학교 미술교육대학원을 입학해 서예에 정진했다.

이 즈음 유 회장은 자신이 좋아하는 요한복음 15장 1절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라는 성경말씀을 글로 쓰고 그림을 그리고 싶어 입문화에 입문하게 되었으며 다시 서예과대학원에 진학해 더 깊고 넓게 공부했다.

한 동안 서예와 문인화에 몰두 했던 유 회장은 글씨보다 그림이 적성에 더 맞는 것 같아 문인화에 주력해 국전 등단, 초대작가, 심사 및 운영위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제자 양성에도 힘썼다. 유 회장의 제자들은 국전 우수상, 특선, 전북도전 대상 5명 등 청출어람(靑出於藍)을 실천했다.

유 회장은 최근 익산문화관광재단이 익산홍보를 위해 진행하고 있는 ‘나는 익산의 보석이다’ 프로그램 네 번째 주자로 나서 난을 치고 캘리 글씨를 쓴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나는 익산의 보석이다 작품은 유튜브 ‘이리랑 익산’으로 들어가면 볼 수 있다.

유 회장은 또 부인 이평순 씨와 함께 문화예술의 거리 끝자락에서 운영하는  하가다 갤러리카페와 화실에서 문인화와 캘리를 지도하고 있다.

‘예술활동을 안했으면 지금 무슨 일을 했을 것 같나’라는 질문에 유 회장은 “음식 쪽 일을 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대학시절 초가집에서 소고기 팔고, 기와집에서 보리밥을 팔며, 그 옆에 카페를 운영하는 꿈을 꿨다고.

유 회장은 “앞으로 여유가 생긴다면 부채 전시·박물관을 만들어 익산 문화예술 관광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소망한다.

유 회장은 (현)익산서예문인화연구회 회장, 한국미술협회 문인화 분과위원장, (현)익산서예가연합회 부이사장, (현)마한평생교육회관 문인화 강사 등을 맡고 있다. 또 전북미술협회 문인화분과위원장, 대한민국미술대전이사 및 심사위원, 남북미술교류위원회, 익산미협 문인화분과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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