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부터·육류까지 "안 오른 게 없어"

배추 1포기 6천709원…지난해 보다 89%↑

올해 추석 차례상 30만 원 넘어설 전망

유통업계 "고물가 정점 9월 말~10월 예상“

추석을 한 달 앞두고 '고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채소부터 육류까지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장마·폭염에 따른 작황 부진과 글로벌 곡물 가격 인상 등 악재가 겹쳤다.

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성수품 수급 안정에 나설 계획이지만 소비자 체감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물가가 많이 올라 인하폭이 기대만큼 높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정부가 오는 추석 성수품으로 지정한 13개 품목(배추·무·배·사과·소고기·계란·닭고기·마늘·대추·밤) 가운데 8개 품목이 전년 동기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배추 1포기의 평균 소매가격이 6천709원으로 지난해(3천550원)보다 89% 상승했다.

이 밖에 오이(6천660원·10개) 75%, 무(3천214원·1개) 68.7%, 애호박(1천517원·1개) 60.4%, 파(3천65원 ·1㎏) 57.5%, 양파(2천612원·1㎏) 39.9%, 당근(3천744원·1㎏) 26.5% 등 가격 상승도 두드러졌다.

과일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 2일 기준 복숭아(백도·10개)의 가격은 2만2천516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9% 올랐다. 포도(캠벨얼리·1kg)도 1년 전보다 42.4% 상승한 1만4천623원이었다.

제철 과일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비싼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주요 성수품 과일 중 가격이 내린 건 사과와 배 정도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평년 가격(5년 평균)과 비교하면 각각 30.7%, 4.8% 비쌌다.

채소와 과일 가격 인상은 작황 부진에 따른 영향이 크다. 장마와 폭염으로 생산량이 예년보다 떨어졌다.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축산물 가격도 뛰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쇠고기 등심(600g) 가격은 8만3천244원으로 1년 전인 7만8천756원보다 5.7% 상승했다, 같은 기간 돼지고기 갈비(600g)의 가격도 7천836원에서 8천232원으로 5.1% 올랐다.

국제 곡물 가격 인상으로 인한 여파다. 사료 가격이 오르면서 육류 가격도 오름세다.

특히 추석 명절을 앞두고 한숨은 더 깊어지고 있다. 올해 4인 기준 추석 차례상 평균 비용이 30만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농산물이 전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이 도미노처럼 이어질 가능성 높다.

외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채소 등 농축산물의 가격 인상으로 외식 물가 상승세가 확대될 수 있다"며 "쌀과 과일 등 국내에서 수급하는 원재료도 많다. 앞으로의 가격 상승 추이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24년 만에 가장 큰 오름폭을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2020=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3% 상승했다. 특히 농축수산물이 1년 전보다 7.1% 뛰었다. 채소류(25.9%)의 상승률이 높았다. 이는 2020년 9월(31.8%) 이후 최대 상승이다.

정부는 이달 중 물가 관리 종합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주요 성수품 비축물량을 시장에 푸는 방안이 거론된다.

축산물은 수입 소고기, 돼지고기 등 할당 관세를 한시적으로 없애기로 했다. 소고기, 돼지고기에 대한 도축 수수료도 지원한다.

다만 소비자 체감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물가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 인하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고물가의 정점을 9월 말에서 10월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며 "특히 추석 명절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번 추석은 지난해보다 열흘 가량 이르다. 출하량이 예년보다 적은 만큼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황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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