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도시관리공단 설립 ‘시-의회’ 충돌

의회, 수익성 떨어지는 기관 운영도 떠맡아

시민사회단체, 인건비로만 39억 원 들어가 부정적

“시장 측근 자리 챙기기용 악용될 소지 다분”

익산시와 시의회가 익산시 도시관리공단 설립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공공시설 관리에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익산시의 주장과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시의회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익산시가 도시관리공단을 설립해 운영을 맡기려는 공공시설은 국민생활관 등 모두 8곳이다.

지난해 지방공기업평가원이 시행한 타당성 조사에서 익산시 공공시설 13곳 가운데 8곳이 수익률 기준인 50%를 넘어 공단 설립 조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익산시는 공단 설립으로 해마다 1억6천만 원가량의 예산을 아끼고 전문적인 관리로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경진 익산시 행정지원과장은 “공공시설을 직영 또는 위탁을 통해서 실제 관리하고, 예산이 투입된다. 하지만 도시관리공단이 설립되면 전문성이 더 확보돼서 예산 절감과 시민 만족도가 높다”고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도시관리공단 설립 조례안은 지금껏 세 차례나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인구가 계속 줄고 있는 상황에서 정원이 100명 가까이 되는 새로운 조직을 시급히 만들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일단 공단이 설립되면 수익성이 떨어지는 기관 운영까지 떠맡을 수 있다며, 의회 차원에서 별도의 용역을 시행해 다시 검증할 계획이다.

시민사회단체도 해마다 인건비로만 39억 원이 들어간다며 공단 설립에 부정적이다.

또, 시장의 측근 자리 챙기기용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황인철 익산참여연대 시민사업국장은 “90명에서 100명의 인원을 뽑는 그런 조직이 만들어진다면, 충분히 조금 더 많은 사람, 다양한 분야에 본인의 측근이나 선거 때 도움 줬던 사람들을 채용할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높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익산시는 도시관리공단 설립을 계속 추진하겠다지만, 의회와 함께 시민사회단체까지 설득해야 하는 난관에 맞닥뜨려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황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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