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 희망의 언어

애벌래농장 대표

‘이르시되 너희 믿음이 작은 까닭이니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만일 너희에게

믿음이 겨자씨 한 알 만큼만 있어도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겨지라 하면

옮겨질 것이요 또 너희가 못할 것이 없으리라 (마태복음 17장 20절)’

농사는 씨앗을 심고 가꾸면서 수확하는 일상의 반복이다.

모종을 키우기 위해 직접 파종을 하다보면 씨앗은 모양과 크기, 자라나는 형태가 다름을

알수있다.

성경 구절에 '겨자씨'가 나온다. 믿음의 크기를 겨자씨에 비유한 것이 아닌 어쩌면 겨자씨 한 알에 담긴 생명의 신비를 이야기 한 것으로 생각된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다.

풍성한 결실의 기쁨을 맛보면서 동시에 이듬해 농사에 쓸 씨앗을 갈무리한다.

신영복선생님은 석과불식(碩果不食)을 희망의 언어라고 했다.

씨 과실을 먹지 않고 남겨둬야 이듬해 새봄 새싹으로 돋아나고, 다시 자라 나무가 되고 숲이 된다.

이것은 역경을 희망으로 바꾸는 지혜이며 교훈이다.

몇년 전 다큐멘터리 프로에서 21세기 농업 현장에서 벌어지는 있는 세계 각 나라의 종자에 대한 권리를 지키기 위한 현실을 방영하며 '종자 전쟁'이란 말을 했다.

북극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제도에는 세계 최대의 국제종자저장고가 있다.

이곳에는 전 세계 종자은행에서 위탁한 100만 종 이상, 5억개의 종자 샘플이 보관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44종, 2만3천185개의 종자도 이곳에 보관하고 있다.

약 26만개의 식물유전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세계5위 유전자원 강국이다.

경남 산청군 단성면에는 목면시배유지(木棉始培遺址)가 있다. 원나라에 사신으로 간 문익점이 목화씨를 붓뚜껑에 몰래 숨겨 고려로 돌아와 정천익과 처음으로 목화를 재배한 곳이다.

씨앗은 몇개만 있어도 재배를 통해 증식이 가능하다.

씨앗은 잎, 줄기, 뿌리 등 주요기관을 형성하는 배, 배가 발아하기 위한 양분을 저장하는 배유 그리고 배와 배유를 보호하는 껍질인 종피로 구성되어 있다.

씨앗을 심으면 며칠 지나 싹이 나오는데 이것을 발아라고 한다. 수분, 온도, 산소, 빛이 발아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의 기온 차이가 있는 곳은 씨앗을 파종할 때 최적의 시기가 있다.

외부 환경의 영향을 적게 받는 온실에서는 사계절 파종을 하고 재배를 할 수 있다.

이렇게 운영하는 농장을 스마트팜이라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씨 없는 수박'은 우장춘 박사 연구와 관련이 있다.

1936년 우장춘 박사는 '배추 속 식물에 관한 게놈 분석' 논물을 통해 종은 달라도 같은 속의 식물을 교배하면 새로운 식물을 만들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것을 '우장춘의 트라이앵글‘이라 부른다.

이 이론을 바탕으로 일본 교토대학교의 기하라 히토시 박사가 씨 없는 수박을 만들었다.

김제에서는 매년 국제종자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다양한 우수품종의 종자와 시범 재배단지 포장, 종자 산업의 미래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익산시여성농민회'에서도 우리 토종씨앗을 보급하는 토종씨앗 축제를 매년 개최하고 있으며 토종씨앗에 관심있는 농업인과 시민들의 참여가 매년 높아지고 있다.

새벽이다.

씨앗을 심으며 희망의 내일을 가꾸는 농부의 소중한 오늘을 시작한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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