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다 감성 집중… 쉼 없이 작품 선봬

‘현대 추상조각의 아버지’라 불리는 콘스탄틴 브랑쿠시는 로댕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추구하고자 로댕의 곁을 떠났다고 한다.

브랑쿠시처럼 ‘나만의 작품세계’를 펼치고자 50여 년 오롯이 붓 길을 걷는 김중현 한국화가.

군산 임피면이 고향인 그는 대성중 재학시절 고 정복연 선생님의 권유로 붓을 잡았다. 그림이 마냥 좋아 하루종일 달력을 보고 그림을 그리던 소년이었다.

그는 이리상고 미술부, 전주대학교 미술교육과, 전주대 대학원에서 미술과를 전공하고 익산에서 ‘르네상스미술학원’을 운영하며 쉼 없이 나만의 작업을 이어갔다.

본업이 화가였고, 부업이 원장이었다. 그만큼 그의 그림 열정은 뜨거웠고, 여전히 활활 타오르고 있다.

그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진화하는 화가다.

한국화의 기본을 바탕으로 변화를 주고,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지난 5월 19일부터 26일까지 익산예술의전당에서 진행한 10번째 개인전 ‘금강천리(錦江天里)’ 기획전에서는 금강의 진원지부터 하구둑까지의 풍경을 화폭에 담아 선보였다. 금강 줄기에서 태어나고, 살고 있어 호를 금강(錦江)이라 지을 만큼 금강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3년간 작업한 45점의 작품은 실경산수화의 진면모를 느끼게 해줬다.

또 이전 전시에서는 ‘밥상전’을 선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식탁문화에 버려지는 빨간색 밥상을 보며 안타까웠던 그는 밥상 위에 아크릴물감으로 그림을 그렸다. 문인화의 화조도 등 한국화 기법으로 밥상을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회원으로 활동하는 전북수묵화회 단체전에서는 전북의 강, 섬, 산 등의 풍경을 화폭에 담아 선보였다.

그는 “전북수묵화회는 20여 명의 회원들이 전북의 모습을 담기 위해 해마다 기획전을 선보였다. 올해는 전국의 풍경을 담아낼 예정이다. 9월 전주 전북예술회관에서 전시를 앞두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금강에 이어 섬진강 풍경을 소개해 볼까 한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세계는 오롯이 ‘김중현의 세계’다. 누군가의 기법을 잇기보다 나만의 기법을 연구하고 시도한다. 이는 그의 확고한 가치관이다.

그는 “그림은 손의 기술이 아닌 머리로 그리는 것이다. 학원을 운영할 때 입시 전문이었지만 학생 개개인의 세계관을 끌어내기 위해 힘썼다. 외국의 경우 실기를 보지 않는 학교가 대부분이다. 기술자를 뽑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이론을 장착한 후 내가 무엇을 그리고 싶은지를 깊게 생각해야 한다. 정해진 기법은 없다. 그것이 예술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점점 순수미술 분야가 축소되고, 그림을 놓는 후배와 제자들을 보면 안타깝다는 김중현 작가.

그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혹은 열정이 식어서 그림을 놓는 친구들이 많다. 아까운 예술가들을 놓친 것 같아 아쉽다. 좀 더 쉽게 접근하고 하고 싶은 대로 다시금 붓을 들었으면 한다”면서 “나 역시 이후 어떤 작품을 할지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예술가의 숙명이 아닐까 싶다. 늘 고민하고,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 보이는 것이 화가 김중현의 목표이자 꿈”이라고 말했다.

익산 웅포대교 - 군산

웅포 곰개나루의 군무

영동 양산의 가을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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