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다리 밑에 H빔 설치 물 흐름 방해해 범람 우려 반발

주민들 “수로 좁아져 부유물 교각에 걸려 붕괴 위험. 하천 범람 밭 침수 위험"

익산시 “일단 H빔 떼어내고 재설계 후 주민설명회 개최” 밝혀 

“삼척동자도 이렇게 공사를 하지 않을 겁니다. 다리만 무너지지 않으면 뭐 합니까? 수로가 좁아져 물이 범람해 인근 딸기 밭에 물난리가 나는 것은 전혀 고려치 않은 무식한 복구공사입니다. 당장 중단해야 합니다.”

지난 9월 13일 오후 1시경 삼기면 원기산마을 입구 다리 복구공사 현장.

10여 명의 주민들이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다리 수해 복구공사 현장으로 모여 들었다.

이들 마을 주민들은 “당장 공사를 멈춰야 한다. 이게 무슨 복구공사냐. 초등학생들도 이렇게 공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사 중단을 외쳤다.

이들은 “지난해 수해와 올 여름 폭우로 교량 교각이 무너져 보강공사를 하고 있지만, 전혀 현장 상황과 동떨어진 설계로 공사를 하고 있다”며 당장 공사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금 교각이 무너지지 않도록 다리 밑에 H빔을 설치하고 있으나, 이는 수로 높이를 좁혀 오히려 물 흐름을 방해, 범람할 우려를 낳고 있다”며 “하천의 물이 넘쳐 물난리가 날 경우 인근 딸기밭이 쑥대밭이 될 것”이라고 공사 중단을 요구 했다.

이 마을 청년회장은 “해마다 겪는 수해로 인해 다리 보강공사를 하는 바람에 마을 주민들이 교량을 이용하지 못하고 먼 길을 돌아다니는 불편을 겪고 있다”며 “이참에 땜빵 복구공사가 아닌 주민들이 원하는 완벽한 공사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마을 주민은 “다리 밑 부분과 H빔 사이가 떨어져 있어 수로가 엄청 좁아져 부유물이 교량과 H빔에 걸려 하천 범람이 불 보듯 하다”며 “다리만 무너지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에 주변 환경은 전혀 고려치 않은 보강공사”라고 꼬집었다.

익산시 관계자들은 이날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현장에서 주민들과 즉석 설명회를 갖고자 현장으로 곧장 달려왔다.

주민들의 설명을 들은 익산시 관계자는 “즉시 공사를 중단하고, 재설계를 통해 복구공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주민들의 의견에 일리가 있다. 일단 다리 밑 부분에 설치한 H빔을 떼어내고, 재설계를 한 다음 주민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본의 아니게 주민들에게 불편을 드려 미안할 따름이다. 이곳은 올해 하천개발 계획 구역이라 많은 예산을 확보할 수 없어 근본적인 복구공사를 할 수 없다” 며 “때문에 긴급수해복구 예산을 사용할 수밖에 없어 주민들의 요구를 100% 반영 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김대범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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