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국가대표 사령탑 맡아 아시아 정상 차지한 ‘명감독’

박종하 감독(50)이 25년 간 전북제일고 핸드볼부를 이끌며 써온 우승신화다. 그는 52년 역사 중 절반 가량 지휘봉을 잡으며 모교를 핸드볼 명가로 만든 명장 중의 명장.

지난해 청소년국가대표 사령탑을 맡은 그는 세계가 인정하는 명감독으로 우뚝 섰다. 요르단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편파판정에도 불구하고 숙적 카타르를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 강호 중동 팀과 겨뤄 우승한 것은 우리나라 핸드볼 역사상 처음이다.

‘우승 제조기’라 불리는 그는 지나온 기록보다 앞으로 쌓아야 할 금자탑이 더 기대되는 ‘미다스의 손.’ 오는 8월 러시아 세계선수권대회와 10월 강원 전국체전을 빛나는 역사의 한 페이지로 장식할 각오다.

그는 선수시절 ‘주장’ 완장을 항상 끼었던 리더였다. 핸드볼을 처음 잡은 건 1976년 완주 용진면 용봉초 5학년 때. 체격이 좋고 운동을 잘해 당시 이윤호 체육선생의 부름을 받았다.

7명 선수 중 그의 포지션은 레프트 백. 어깨 힘이 좋아 중거리 슛이 백발백중이었다. 우승을 밥 먹듯이 하자 용진중에선 그를 놓치기 아까워 핸드볼부를 창단, 영입할 정도였다.

전라고 2학년 때 전북제일고로 전학한 그는 펄펄 날랐다. 3학년 때 전국체전 우승을 이끌며 주니어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1984년 원광대 체육교육과에 입학한 이듬해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하지만 태릉선수촌에서 불의의 발목부상으로 아쉽게 86아시안게임을 뛰지 못했다.

1989년 정읍여중 코치가 돼 전국 강호로 만들었다. 국가대표 허영숙, 이남숙 선수가 첫 제자다.

1990년 모교에서 지휘봉을 잡은 그는 우승신화를 이어가며 기라성 같은 선수들을 배출했다. 아시안게임에서 4개의 금메달을 딴 이재우 선수(두산), 박민철(정읍여고 지도자), 김남균(일본 모모야마대학교 감독) 등이 아끼는 애제자다.

훈련할 때만큼은 호랑이 감독이지만 평소엔 아빠처럼 자상하게 선수 한 명 한 명 고민 상담도 한다. 핸드볼을 잘하는 것보다 올바른 마음가짐을 중요히 여긴다.

지도철학은 꿈을 심어주는 것. 지금은 실력이 부족하지만 대선수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핸드볼이 아니더라도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고 있다.

/우창수 기자

박종하 감독과 전북제일고 핸드볼부 선수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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