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익산역에서 만난 김동현 씨(54·중앙동)의 푸념이다. 그는 이날 KTX 개통식이 열리는 익산역 광장 앞을 가득 메운 현수막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수년 만에 깔끔한 새 모습으로 단장한 익산역 광장이 어지럽게 걸려 있는 현수막 때문에 지저분해진 것 같아 속상하다고 했다.

중앙체육공원에서 만난 박상호 씨(35·부송동)도 김 씨와 같은 말을 했다. 이곳은 현수막 때문에 가로수가 수난을 겪고 있었다.

골목마다 현수막이 나부끼는 ‘현수막 공화국’이 돼 버렸다. 익산시와 경찰, 각 단체 등이 내건 것들이 대부분이다. 공공성이라지만 지정 게시대 밖에 내건 것은 모두 불법이다.

관공서가 무분별하게 설치하면서 영업 광고 현수막도 활개를 치고 있다. 가게 앞에 버젓이 내걸고 호객행위를 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연출된다. 편법으로 건물에 설치한 현수막이 펄럭이는 모습도 심심찮게 보인다.

외곽지역은 영업 광고 일색이다. 여산면에서 금마로 오는 4차선 도로 옆 표지판 기둥은 모 가구점에서 붙인 스티커로 도배가 돼 있다. 수년 째 단속도 않고 방치하고 있다.

김동진 씨(49·영등동)는 “지정 게시대에 돈을 주고 정당하게 설치한 사람을 바보로 만든 꼴이다. 홍보도 좋지만 도시 이미지를 좀 더 깊이 생각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우창수 기자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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