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의 멋·운율 배우며 인성 기르고 긴 복식호흡 해 건강 최고”

삼기면 오룡리에 사는 소일호 어르신. “배움의 길은 끝이 없다”는 어르신은 지난해 3월 늦깎이에 천년을 이어져 오는 전통 문화예술 ‘시조(時調)’에 입문했다.

주현경로당 내에 있는 (사)대한시조협회 익산시지부(지부장 홍토현)에 입회원서를 내고 시조 삼매경에 빠졌다. 스승인 홍토현 지부장으로부터 ‘송담(松潭)’이라는 호도 받았다.

특히 시조를 배운지 2년도 채 안 돼 전국 시조 대회 을부와 갑부 장원을 거머쥐고, 벌써 특부 장원도 노리고 있다.

시조 대회는 을부(평시조), 갑부(사설시조), 특부(창질음), 명인부(중허리), 명창부(사설질음, 우조질음, 엮음질음), 대상부(완제사설, 각시조, 우시조, 온질음, 엮음질음) 순으로 올라갈수록 수준이 높다.

이제 막 초보딱지를 뗀 어르신은 지난 10월 22일 남중동 올림픽 국민생활관 소극장에서 열린 ‘제19회 전국 정가(가사·가곡·시조) 익산 경창대회’의 대회장을 맡아 행사를 성대하게 치렀다.

부인 권영숙 할머니(83)와 큰아들 소순태(60)·오명순(61) 부부, 작은아들 소순욱(55)·반덕주(55) 부부도 꽃바구니를 들고 와 축하했다.

스승인 홍토현 지부장은 “어르신은 덕이 넘치신다. 온화한 성품에 친화력이 좋으시고, 몸가짐도 바른 옛 선비의 기풍을 담고 있으셔서 만장일치로 대회장으로 추대했다”며 “역대 대회 중 가장 풍성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매주 월·수·금요일 오전 10시~오후 3시 시조를 배우고 있는 어르신은 “시조는 창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 바른 양반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예로 시작해 예로 끝난다”며 “남녀노소 누구나 바른 인성을 갖도록 하는 우리 고유 전통 문화예술”이라고 소개했다.

또 “시조에 담긴 선조들의 멋있는 운율과 얼도 배울 수 있으며, 긴 복식호흡으로 소리를 해 건강에 좋고 머리도 맑아진다”고 자랑했다.

때에 따라 가사에 곡을 붙여 부르는 시조는 서양 7음계보다 많은 12음계로 돼 있다. 끊어질듯 이어지며 저음과 고음을 자유롭게 오간다. ‘들박’, ‘날박’, ‘쉴박’으로 호흡하며 소리가 끊어지지 않게 이어가는 게 특징. 지그시 눈을 감고 들으면 마치 무릉도원에 온 느낌이다.

시조로 건강한 노후를 보내는 어르신은 “진즉에 배우지 않은 게 아쉽다”며 “젊은 사람들이 시조의 참 매력을 알고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예술 명맥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르신은 진주소씨 흥양공파 회장을 지냈고, 전북참전경찰유공자회 대의원, 대한적십자사 익산지회 해바라기봉사회장과 평생대학 학생회장을 맡고 있다.

/우창수 기자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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