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4년 쉼 없는 노력 둥근대마·아피오스·차조 등 특용작물 성공

이근영 씨가 성인 얼굴 크기만 한 둥근대마를 들고 웃고 있다.

“장수시대잖아요. 50대 중후반의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은퇴 후 인생을 고민하죠. 오랫동안 고민하다 땀 흘린 만큼 얻고, 보람도 있는 농사를 택했죠. 정년 없는 할 일을 찾아 하루하루가 행복합니다.”

귀농 4년차 이근영 씨(59·금마면 기양리). 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고등학교 생물선생님이었다. 지난해 2월 28일, 34년 정든 교단을 떠났다. 그것도 정년을 3년 6개월 남겨놓고 명예 퇴직했다.

평생 도시에서만 생활해 농사에 농자도 모르던 그가 편한 길을 놔두고 힘든 농업인의 길을 택한 건 정년 없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농사가 맘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농장 이름도 불가에서 ‘끊임없이 깨우침을 추구하는 사람’이란 뜻의 ‘보리살타’에서 따와 ‘보리네 농장’이라 지었다.

교사에서 농업인으로의 ‘인생 2막 여정’은 처음부터 조심스럽고 철저하게 준비했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5년 전 금마면 기양리에 그림 같은 하얀색 2층집을 짓고 부인 최영순 씨(57)와 함께 귀촌했다.

그 옆 200평 텃밭엔 이것저것 심었다. 첫 농사는 실패. 끊임없이 연구하며 발품을 판 끝에 ‘둥근대마(열대마)’와 ‘아피오스(인디언 감자)’, ‘차조(찰진 좁쌀)’ 등 특용작물을 주력으로 재배해 성공을 거뒀다. 농장규모도 1천 평으로 늘렸다. 4년 간 노력해 농사에 자신이 붙자 교단을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지난해 퇴직했다.

올 수확량은 둥근대마 2톤, 아피오스 1톤, 차조 80kg. 그는 “농작물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것을 몸으로 깨달았다”고 미소 지었다.

그는 은퇴 후의 제2인생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조언도 덧붙였다. “충분히 연구하고 천천히 경험해 결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 생산한 둥근대마는 주위 소개로 거의 다 팔렸다. 회원 6만5천 명이 활동하는 카페 ‘곧은터 사람들(http://cafe.daum.net/myrefarm)에서도 인기 최고였다.

내년 1월부턴 익산로컬푸드매장에 3가지 농산물을 선보일 생각이다.

성인 얼굴 크기만 한 ‘둥근대마’는 ‘뮤신’이라는 점액질이 풍부해 위와 장, 당뇨에 좋고 환자의 영양식이나 청소년 간식으로 그만이다. 갈아 먹거나 감자처럼 된장국에 넣어 먹어도 좋다.

‘아피오스’는 인삼처럼 사포닌이 많아 아토피, 당뇨, 고혈압, 비염, 빈혈을 개선시킨다. 쪄서 먹으면 인삼과 밤을 섞은 맛이 난다.

‘차조’는 쌀과 섞어 밥을 해 먹거나 쪄서 간식으로 먹으면 달짝지근하니 식감이 좋다.

둥근대마는 4kg에 2만 원, 아피오스는 2kg에 2만 원, 차조는 1kg에 8천 원씩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다.

구입문의 ☎010-5654-6627.

/우창수 기자

인디언 감자로 불리는 '아피오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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