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동 라인아파트 상가서 30년 작품활동 각종 공예전 입상 실력파

아름답게 수놓아진 ‘국화’가 생동감 넘친다. 사시사철 그윽한 국향을 내뿜을 것처럼 살아 숨 쉬는 듯하다. 이런 베갯잇에 머리를 뉘어 한 숨 자고 나면 전날의 피로가 말끔히 사라질 것 같은 기분이다.

‘익산시화’인 국화를 수놓는 자수공예가가 있다. 예당 박승자 씨(55). “달팽이가 노아의 방주에 올라가듯 차곡차곡 실력을 쌓았다”는 그는 30년 경력 자수공예가다.

‘예당’이란 호는 손재주를 길러 기둥이 되라는 뜻으로 한복전문가인 그의 스승이 지어줬다.

영등동 라인1차아파트 상가에 있는 ‘예당 박승자 자수방’이 그의 공방. 5평 작은 공간엔 그의 30년 작품 활동이 오롯이 배어 있다.

그가 자수를 넣는 것들은 베갯잇, 방석, 이불 등 생활용품이다. 신사임당의 초충도, 소나무 등을 주로 수놓던 그는 10여 년 전부턴 익산시화인 국화와 미륵사지탑, 사리장엄 등을 300여 가지 색실로 꽃 피웠다.

역사에 관심이 많기도 했지만, 익산을 대표하는 문화재 등을 대내외에 알리고 싶어서였다.

그의 바람대로 국화축제 땐 대인기를 누리며, 익산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축제장을 찾았던 부산, 포항, 수원, 천안 등 전국 방문객들이 국화를 비롯한 익산 문화재 자수를 사가기에 바빴다. 지금도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이런 호황은 익산의 특징을 담은 덕도 있지만, 그의 손재주가 가장 컸다. 특히 그는 웬만한 기술자 아니면 어려운 ‘미싱기’로 자수를 놓는 공예가로 유명하다. 전국 유명 공예가들도 인정하는 실력파. 10년 전 전북공예대전, 대한민국황실공예대전 등 각종 대전에서 특선 등 입상경력이 화려하다.

그가 수놓는 주재료는 광목과 한지. 특히 광목은 가격이 저렴한데다 ‘목화’로 만든 친환경재료여서 아토피 등 피부질환자들에게 좋다.

그는 염색을 전혀 하지 않고, 직접 빨아 햇빛에 쨍쨍 말린다. 이렇게 한 후 수를 놓으면 변형이 되지 않고, 언제나 뽀송뽀송하다는 것.

겨울엔 누비조끼, 여름엔 모시로 옷도 만들어 입는 그는 틈나는 대로 익산 문화재 등을 찾고 새로운 영감을 얻는다. 옛것을 작품으로 보존하고, 널리 보급해 익산의 관광상품화에 일조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다. 

자수가격은 베갯잇과 방석 1만5천 원~2만5천 원, 이불세트(이불, 베개, 패드) 50만 원.

구입문의 ☎063-851-1583.

/우창수 기자

신사임당 초충도에 가선화와 꽈리.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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