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관련 직함이 수두룩해 ‘삼기면 마당발’로 통하는 강이순 씨(56)와 부군 김영화 씨(61)가 오붓하게 살고 있는 보금자리다. 부부가 직접 터파기를 해 지었다는 이집은 황토와 구들장을 깔아 겨우내 온기가 가득하다.

5천여 평 벼농사가 끝나 요즘 같은 날씨엔 뜨끈한 아랫목에서 쉴 법도 하지만, 강이순 씨의 하루는 분주하기만 하다. 사시사철 집에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 모두 지역봉사일 때문.

강이순 씨는 38살 되던 해에 원촌마을 부녀회장이 된 후 16년 간 회원들을 이끌며 지역봉사를 해오고 있다. 그는 새마을부녀회 삼기면 연합회장도 8년이나 역임했다.

그는 매년 부녀회원들과 함께 지역 독거노인들에게 밑반찬과 김장을 나누며 돌봤다. 헌옷과 농약 빈병을 수거해서 팔고, 김과 미역 등도 판매해 얻은 수익금으로 어르신들 목욕과 경로잔치, 효도관광도 해드렸다.

크레파스 봉사재단 부회장도 맡아 국수봉사에 나서고 있다. 삼기농협 대의원, 생활개선회, 생활안전협의회원으로도 활동하는 그는 얼마 전엔 막 창설한 삼기면 여성의용소방대 대장을 맡았다.

행안부장관 표창, 전북도지사상, 익산시장상, 경찰서장상 등을 인생 재산으로 여기는 그는 “어르신들이 가족처럼 흐뭇하게 반기는 모습에 보람이 크다. 작은 것이라도 나누는 것이 그저 좋다”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그는 지역에서 효부로도 정평이 난 인물. 7남매 중 막내아들에게 시집와 시부모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18년 동안 지극 정성으로 모셨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자란 두 딸은 엄마의 천성을 빼닮아 출가해 시댁에서 예쁨 받고, 수시로 친정에 들러 효도하고 있다.

부군 김영화 씨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부인 자랑을 했다. “단아한 얼굴에 마음씨도 비단결처럼 곱다”며 “다시 태어나도 결혼할 것”이라고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논농사와 굴삭기 조종사를 하며 부인 외조를 하는 김영화 씨는 “우리 둘은 삼기면 토박이다. 결혼해 36년 간 곁에서 지켜본 아내는 천성이 착하디착하고 욕심이 없다. 나눠주는 것을 기쁨으로 여기는 천사 같은 사람”이라고 자랑했다.

/전형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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