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 특화·육묘 확대 경제사업 올인
농가 수익 증대·애로해결 위해… “직원 일 잘하는 것보다 친절 우선”
취임 11개월 만에 역대 최고 흑자 창출 금자탑 주민화합 최대 목표

이웃집 아저씨 같은 친근한 배 조합장을 닮아가듯 농협 안은 웃음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배 조합장은 “권위의식을 내려놓고, 직원 23명과 자식처럼, 형제처럼 지내고 있다”며 “분위기가 밝아져 조합원님들도 무척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일 시무식 때도 친절 미소를 강조했다. “인사를 잘하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잘하는 것이다. 첫째가 조합원님들을 반갑게 맞는 것이다. 일 잘하고, 못하는 것은 두 번째”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조합장 당선 후 11개월 만에 큰 업적을 이뤘다. ‘왕궁농협 역사상 최대 흑자’를 냈다. 모두가 위험성이 크다고 말한 ‘태양광 대출사업’을 성공시킨 것.

태양광 사업으로 많은 대출실적을 올리며, ‘예금 700억 원, 대출 500억 원’의 예대비율을 달성했다. ‘예대비율 7대 5’는 흑자가 날 수밖에 없는 황금비율로 모든 금융권이 부러워하는 신용실적이다.

조합원 1천400명에 출자금 36억 원의 시골 농협에선 탄탄한 기반을 갖춘 왕궁농협은 전북 93개 농협 중연체도 거의 없는 농협 2, 3위에 오를 만큼 안정적인 토대를 더욱 곤고히 했다.

그는 경제사업도 확대했다. 노후화 된 ‘트라스 콤바인’을 1억 원을 투자해 1대를 새로 구입했다. 갈수록 보리재배 면적이 늘고 있어 수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구비한 것. 너비 3m가량을 한꺼번에 수확하는 트라스 콤바인은 콩, 귀리, 수수 등도 수확 가능하다.

올해 구상한 사업도 많다. 그는 ‘생강’을 왕궁의 특화작물로 정하고, 기반을 다져갈 계획이다. 저장고와 선별시설, 가공시설 등을 갖춰 추진할 생각이다.

왕궁에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조성되는 만큼 입주기업이 필요로 하는 작물을 재배하는 것도 모색하고 있다.

벼 육묘사업도 확충할 계획이다. 해마다 육묘가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모판 2만7천 장을 4만5천 장에서 5만 장까지 2배가량 늘릴 참이다.

그는 올해 슬로건을 ‘끝이 좋으면 다 좋다’로 내걸었다. “끝이 좋으면 과정이 좋을 수밖에 없다”며 “더욱 분발해 좋은 결과물을 내자”고 직원들을 다독였다.

그는 조합원들에게 “아직 초임이어서 부족한 점이 많다. 널리 이해해주시고 농협을 잘 이끌어갈 수 있도록 많은 성원을 바란다”며 당부와 함께 새해 인사를 올렸다.

왕궁면 흥암리 갈전마을 토박이인 그는 9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나 할머니와 아버지,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던 효자다.

아랫집에 살던 셋째 딸 박옥미 씨(52)와 결혼해 돼지 900마리를 기르고 밭농사 8천 평을 지으며 두 아들을 남부럽지 않게 키웠다. 큰아들 준모 씨는 농협에 근무하고 있고, 작은아들 솔립 씨는 군 장교(대위)로 복무 중이다.

2014년 광복절인 8월 15일엔 축사에 큰 불이 났다. 이 시련은 그와 왕궁농협에 큰 경사로 이어졌다. 지난해 3월 11일 조합장에 당선되자 조합원들은 “불이 나면 집안이 번성한다고 했는데, 정말 불이 나서 조합장에 당선된 것”이라는 농담 비슷한 말을 던지며 축하를 보냈다.

특히 굵직한 사업들을 성공시키자 “운 좋은 조합장이 취임하니 농협이 안정되고 발전되고 있다”며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불에 탔던 그의 축사는 새로 신축돼 조만간 돼지 입식을 앞두고 있다.

조합장 선거로 양분된 민심을 추스르는데 힘을 쏟겠다는 그는 “임기 중 주민화합을 이루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우창수 기자

왕궁농협 직원들과 함께.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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