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없는데 조합원 유지 6년간 배당금 착복

“법률 검토 후 조만간 법적 책임 묻겠다” 밝혀

익산참여연대 “형사적 처벌 관계없이 징계하라”

<속보>수년 동안 농지원부를 허위로 발급받아 농협 조합원 행세를 하면서 매년 수백 만 원의 배당금을 챙긴 유재구 시의원(동산동‧영등1동)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본보 8월 22일자 3면 보도>

시민사회단체는 의회 윤리위 징계를 요구하고 나섰고, 해당 농협인 익산농협은 실태 조사 후 조합원 강제 탈퇴를 벼르고 있다.

이와 함께 익산농협은 유재구 시의원에 대한 형사고발을 위한 법률적 검토에 들어갔다.

익산농협은 “유재구 의원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조합원 자동탈퇴’는 거짓말”이라며 “만약 자진탈퇴를 하지 않으면 강제탈퇴 시킬 수밖에 없다”고 24일 밝혔다.

익산농협은 “유재구 의원은 본인이 스스로 탈퇴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며 “매년 실시하는 조합원 실태조사가 9월 2일 끝나면 본인한테 이의 여부를 보낸 후 이사회 의결을 거쳐 강제탈퇴 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익산농협은 유 의원에 대한 형사 고발을 위해 변호사 자문을 구하는 등 법률 검토에 착수했다.

익산농협 한 관계자는 “농지를 팔고도 농지원부를 발급받아 배당금을 착복한 것은 범죄행위 이전에 도덕적 문제”라면서 “하지만 조합과 조합원에게 피해를 줬기 때문에 형사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농지를 매매하면 더 이상 농업인이 아니다. 일반인들은 조합원 자격이 상실됐다며 자진 탈퇴한다. 그런데 유 의원은 이런 사정을 알면서도 자격을 유지하면서 수많은 혜택을 누렸다”며 “모범을 보여야할 시의원으로서 도덕불감증에 걸린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2017년부터 최근까지 농지 매매 후 농사를 짓지 않아 자격이 상실된 조합원이 1천300명에 달한다”며 “이들 일반인들은 농지원부를 내지 못해 자진탈퇴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익산참여연대는 지난 19일 유 의원과 관련 성명서를 내고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이 허위 농지원부로 농민을 사칭하고, 농협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며 각종 이익을 받아온 것은 매우 엄중한 범죄행위”라며 시의회 윤리위의 징계를 요구했다.

익산참여연대는 “유재구 의원은 허위 농지원부 발급이 범죄행위임을 잘 알면서도 6년을 이어왔다. 이는 일순간의 도덕적 해이가 아니라 계획적으로 지속해온 범죄행위”라며 “경자유전을 실현하며 땀 흘려 먹을거리를 생산해온 농민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참여연대는 “익산시의회는 윤리특별위원회를 열어 유재구 의원의 징계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본인의 사과나 형사적 처벌과 관계없이 신속하게 윤리특별위원회를 열어 범죄행위에 상응한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민주당도 유재구 의원 사안에 대해 진상조사를 진행해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합당한 징계를 내려야 한다”며 “시민들은 익산시의회와 민주당이 제대로 된 징계를 내리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익산시는 유재구 의원의 허위 농지원부로 직불금을 받아왔는지 조사해 그에 상응한 행정적,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또한, 농지 소유 및 이용실태 전수조사를 진행해 허위 농지원부 부당 발급, 농사를 짓지 않는 가짜농부를 가려내는 행정적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황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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