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신혼부부 익산살기]

원광대학교의 산책코스를 소개합니다

원광대LINC3.0사업단 공유협업지원센터 담당

한가롭게 가을 공기를 만끽하며 오리가족들이 호수에서 정답게 오간다. 조금은 허무맹랑한 습관이지만 그 모습을 보며 필자는 출근할 때마다 그날의 운수를 가늠해본다. 아침에 오리가족들을 보면 그날은 무난히 지나가고 어쩌다 그들이 안 보이면 차 안에서 고개를 뒤로 돌려 한 번 더 확인한다. 물론, 오리가족들이 안 보인다고 해서 그날 운수가 꽝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일상의 작은 재미인 셈이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알지만 익산의 산책코스 중 유명한 곳이 바로 원광대학교 캠퍼스이다. 학생, 교수, 직원 등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서도 그날의 파란 하늘과 산책하는 모습을 SNS에 공유하기도 한다. 산책코스로 가장 유명한 곳은 바로 봉황각이 자리한 수덕호이다. 점심을 먹고 호수의 끝과 끝을 잇는 다리, 수덕호 안의 오리와 잉어떼들, 물고기들을 보며 산책길을 따라 산책하는 것은 원대 사람들의 하루 일과와도 같다.

가을이 되니 캠퍼스에도 낙엽이 쌓이고 있다. 10월 31일부터 11월 30일까지 가을의 정취를 느끼는 주간으로 하여 당분간 쓰레기만 치우고 낙엽은 그대로 두고 가을의 낭만과 정취를 즐기기로 했다. 낙엽이 쌓인 거리를 동물도 좋아한다. 교정에서 살아가는 길냥이들은 사락사락 낙엽을 밟으며 눈을 지그시 감기도 하고, 캠퍼스의 모든 길을 놀이터로 여기는 견공 아랑이는 사슴처럼 뛰어다니며 낙엽에 코를 대며 냄새를 맡고 총총 걸어 다니며 행복해한다. 새들이 낙엽 속에 숨겨진 먹이를 찾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원광대학교에서 가장 산책하기 좋은 곳은 자연식물원이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때에는 그 문이 닫혀있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나서 다시 자연식물원의 다양한 나무와 꽃들이 주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게 되었다. 원광대 자연식물원 홈페이지(https://botanicalgarden.wku.ac.kr/)에서 개방시간과 식물원에 사는 나무와 화초들의 이름을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식물원 안에 있는 작은 도서관에서 책도 읽어보자.

원광대 서문 쪽 횡단보도를 건너면 바로 마주하게 되는 원불교중앙총부(익산성지)는 각조 사적과 유물, 사료(史料) 등이 풍부하다. 특히, 잘 가꿔진 정원과 연못을 거닐고 있노라면 마음이 절로 편안해진다.

필자가 추천하고 싶은 곳은 박물관이다. 원광대학교 박물관은 10가지 종류의 전시실들이 있다. 보물 제1990호 대곡사명 감로왕도와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220호의 고조황제 어진 등 일상생활에서 보기 어려운 문화재들이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우당탕탕 신혼부부가 자주 찾는 산책로는 구 중앙도서관 건물인 학생지원관에서 수덕호, 프라임관, 사범대학 코스이다. 둘이 처음 만났던 옛 사무실 자리도 가끔 가볼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추억이 방울방울 피어나곤 한다.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이야기하며 지나가는 대학생들만 봐도 덩달아 몸에 활기가 돈다.

가끔 머리가 복잡할 때 도심 속 ‘가을산책맛집’인 원광대학교 교정을 걷는 것을 추천해본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익산열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