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은 사람 선관위에 신고하고 자수…전북선관위, 조사 착수

돈 받은 사람 가액의 50배 과태료...신고하면 3억원 포상금

노모 씨가 김모 씨에게 받았다고 주장하는 돈과 영양제./ 여산면 주민 제공

드디어 터질게 터졌다.

여산농협이 오는 3월8일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돈 선거로 얼룩지고 있다.

4억 원 쓰면 떨어지고, 5억 원 뿌리면 당선된다는 ‘4낙5당’이란 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여산농협 조합장 선거는 신‧구 조합장 대결로 그 어느 때보다 열기가 뜨겁다.

현 정우창 조합장 대 박성배 구 조합장 간 1대1 치열한 맞대결이 예고된 상태.

사정이 이렇다보니 조합원들끼리 서로 양분돼 선거운동을 돕고 있어 선거 후 지역 분열마저 우려 된다.

돈 선거는 A후보 측에서 먼저 불거졌다.

A후보(아직 후보등록을 안했지만 편리상 후보라 표기)를 지지하는 김모 씨가 지난해 12월 노모 씨(비조합원)에게 “A후보를 도와 달라”며 현금 60만 원(30만원 씩 2회)과 영양제, 조합원 명부를 건넸다.

하지만 돈을 받은 노 씨가 상대 후보인 B씨를 돕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김 씨와 마찰이 생겨 둘 사이가 틀어졌다.

노 씨는 돈 받은 사실이 공공연히 드러나자 선관위에 문의한 후 “금품과 선거인명부를 받았다”고 신고했다.

이 일로 김 씨와 노 씨는 전북선관위에서 수차례 조사를 받은 데 이어 13일에도 조사를 받았다.

김 씨는 자신의 돈을 노 씨에게 줬고, 영양제도 자신의 돈으로 샀다며 A후보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또 조합원 선거인 명부는 “주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A후보는 조합원 선거인 명부에 대해 “책상 위에 놓았는데 잃어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돈 선거로 여산면이 벌집 쑤신 듯 들썩거리자 "김 씨에게 돈을 받았다"고 자수하는 조합원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돈을 받은 사람은 가액의 10배 이상 50배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되 자수한 사람에게는 과태료 부과가 면제되고, 신고자에게는 최고 3억 원의 포상금이 지급되기 때문.

가장 먼저 자수한 사람은 나모 씨(조합원).

나 씨는 지난해 12월쯤 김 씨에게 “A후보를 도와 달라”며 30만 원을 받았다고 전북선관위에 자수했다.

나 씨처럼 김 씨에게 돈을 받은 사람은 5~6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도 조만간 전북선관위에 자수할 움직임이다.

여산 주민들에 따르면 “차안에 있는 블랙박스 녹취를 보면 돈을 건넨 사람들이 상당히 많고, 지난번 선거에서도 상당히 큰 금액을 쓴 것으로 나왔다”면서 “선관위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다시는 농협 조합장 선거가 돈 선거가 되지 않도록 뿌리를 뽑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조영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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