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관리인 없고 시청에 민원 넣어도 묵묵부답”

인원 확인 하지 않아 한 사이트에 기준 인원 넘겨

익산시 관계자 “야간 관리 어렵지만 개선하겠다”

웅포캠핑장 자료사진.

“쉼을 위해 캠핑을 왔는데 화를 얻어갑니다. 밤새 술 마시고 고성이 오가는 캠핑장을 누가 오겠습니까? 익산시의 명소라고 하여 어렵게 예약해서 왔는데 두 번 다시 오고 싶지 않은 캠핑장이 됐습니다.”

지난 1일 어둠이 내려앉은 밤 12시. 웅포캠핑장 곳곳은 대낮처럼 환한 불이 켜져 있다.

술을 마시며 웃고 떠드는 ‘나홀로 낭만족’들로 인해 휴식을 취하러 온 캠핑족들은 힐링 대신 짜증을 얻었다.

이들을 제재하는 관리인은 없었다. 민원을 제기할 곳도 마땅치 않아 캠핑족들은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이날 캠핑을 즐기러 온 윤소희 씨(38)는 “옆 텐트에서 밤12시가 넘도록 떠들고 난리를 쳐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다. 텐트 안에는 어른 6~7명이 모여 술판을 벌이고, 아이들은 작은 텐트에 옹기종기 모여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며 “시간이 지나니 몇몇 사람들이 대리기사를 불러 가는 듯했다. 이후에도 아이들이 시끄럽게 해서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하니 어른이 없다며 들은 체도 안 하더라. 최악의 캠핑이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캠퍼 신모 씨(41)는 “관리실에 사람이 없어 시청 민원실에 전화했으나 주말이고, 밤이라 연결이 되지 않았다. 우연히 당직실과 연결돼 관리자에게 연락을 부탁했다. 그러나 아무런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도대체 익산시는 시설 관리에 대한 운영 의지가 있는 지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캠핑족이 늘면서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 캠핑장으로 손꼽히는 웅포캠핑장이 무법천지 캠핑장으로 전락했다.

현재 관리자 3명이 근무하고 있지만 이들이 퇴근한 후에는 전혀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

웅포캠핑장 누리집에는 에티켓에 관한 내용이 적혀있다.

‘자동차 출입은 오후 11시부터 오전 7시까지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정숙 시간은 오후 9시부터 오전 7시까지입니다(캠핑장 소등시간 : 오후 11시).’

하지만 웅포캠핑장에는 ‘정숙 시간’이 없었다.

이와 같은 민원은 웅포캠핑장 누리집에도 꾸준히 게재됐다.

A 민원인은 “한 자리에 세 가족으로 보이는 인원이 함께 와서 시끄러웠다. 조용히 해달라고 몇 번이나 말해도 지키지 않는 뻔뻔함을 느꼈다. 소등시간 이후 차 출입을 막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새벽 1시까지 음주가무에 소란스러웠고, 전선도 3개나 끌어 쓰는 비매너를 보이는 이용자가 있었다”며 “운영이 힘든 것은 알지만 매너 타임은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웅포캠핑장 운영 주체인 익산시는 이런 민원글에 묵묵부답이다. 현재(4월 13일)까지도 이와 관련 된 글에는 답변이 달리지 않고 있다.

웅포를 자주 찾는다는 캠핑족 진모 씨는 “상식 없는 캠핑족들이 가장 큰 문제지만 관리 체계를 개선한다면 충분히 해결 가능한 사항이라고 판단된다”면서 “김제, 서천 등 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은 관리가 엄격하다. 인원 확인부터 차량 입출차, 소등시간 안내 등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익산시도 적합한 관리 체계를 고려해 운영한다면 정말 명소다운 명소가 될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에 익산시 관계자는 “여러 차례 민원을 받아 알고 있는 사항이다. 하지만 관리자가 밤새 상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방송시설을 이용한 안내 등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은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황정아 기자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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