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불도예 대표‧민화작가

서양의 분석적 시각과 과학적인 이론과 지식이 동양의 조화적 시각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성에 기반을 둔 과학적 합리주의 사상에 의해 명리학이 분명 심도 깊은 방대한 학문임에도 오랜 시간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게 된 이유 중에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의 한민족정체성 말살과 억압으로 인한 문학적 명백이 단절됨이 가장 큰 원인이라 하겠다.

명리학은 단순 사주팔자 풀이가 아닌 수천 년간 우주원리론의 뿌리가 된 음양오행의 사상적 깊이가 어엿한 학문임을 알아야 한다.

명리학은 당나라 이허중명서(당사주)가 나온 이래 송대에 이르러 서자평의 연해자평 이라는 명서를 문세함으로써 명리학의 기틀이 마련됐다. 이어 낙록자소식부와 연해자평은 명나라 때 상서를 지낸 만육오의 삼명통회가 나오는 촉매 역할을 했고, 그후 적천수 궁통보감이 나왔다. 심효첨의 자평진전과 진소암의 명리약언도 출현됐다. 홍국기문에 서술된바 화담 서경덕 선생과 토정 이지함 선생이 조선의 명리이론을 정립 시켰으며 근대 들어 서낙오의 적천수징의와 원수산의 적천수천미가 저술됐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이석영의 사주첩경과 도계 박재완의 명리요강이 대표적인 저서로 꼽힌다.

조선시대에는 과거제도에 명과학, 천문학, 지리학을 3년에 한 번씩 시험을 치루고 2명의 관료를 등용했을 만큼 유서 깊은 학문으로 700년 이상 지속됐다. 많은 성리학자들과 동학의 접주들 또한 명리학에 관심을 가졌으며 자기 삶의 중요한 지침으로 정하고 일상적으로 공부했다는 기록이 있다.

사주팔자라는 용어는 조선 성종 때 통치의 기준으로 최종 완성된 최고의 법전(경국대전)에 처음 공식으로 소개됐다.

명리학은 사람의 목숨(명)의 원리, 법칙 이치(리)를 배우는 학문이며 사람의 명운 속에 나타나는 길흉화복에 대한 현상을 예측 설명하고 천문을 인문으로 전환하는 학문이다.

천변만화하는 우주적 속성의 한 부분으로 인간과 우주 관계, 인간 자체의 본질에 접근하는데 있어 서양의 그 어떤 학문체계보다 많은 혜안을 더해주는 합리적인 학문이라 하겠다.

주역은 물론 기문, 태을, 육임 등 깊은 이치를 재조명한 풍수지리학의 진체 까지도 명리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5000년의 성찰이 축적된 위대한 이 학문이 더 이상 혹세무민의 잡설로 폄하되지 않기를 바라는 바이며 무속의 신점이나 점성술과는 엄연한 구분이 있음을 첨언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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