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의 추억 그림책에 담아 내… 전자책 출판

가족‧고향에 대한 그리움 등 담은 따뜻한 시도 써

‘자연을 닮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떡갈나무 선생님.’

아이들과 자연에서 뛰어 놀며 그림책 작가의 꿈을 키우는 이가 있다.

부송동 동신아파트 내 위치한 국공립 좋은나무하나어린이집 백은아 원장(53)이다.

0세부터 2세까지 37명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보고, 가르치는 사랑꾼 교육자다.

백 원장은 1995년부터 오롯이 한 길을 걷고 있다.

“아이들을 만나는 일은 감사하고 즐거운 일”이라 말하는 백 원장.

13년 동안 운영한 민간 어린이집이 2019년 운영의 어려움으로 폐원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백 원장은 교육자의 끈을 놓지 않았다. 평교사로 돌아가 아이들과 함께하며 사랑을 나눴다.

힘든 시기였지만 백 원장은 새로운 꿈을 찾아 나섰다.

바로 그림책 작가.

백 원장은 “40대쯤 교회에서 ‘20년 후 내 모습’을 적었던 적이 있다. 어릴 때부터 교사를 꿈꿨기에 이미 꿈은 이뤄졌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동화작가라고 적었다”며 “50대가 되니 10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조급함 덕분에 도전정신이 샘솟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평소에도 그림 그리기와 글쓰기를 좋아했던 백 원장은 그림책을 배우며 꿈에 한 걸음 가까워졌다. 과제 겸 도전의 목표로 그림책을 썼다. 바로 ‘떡갈나무 아기도토리’. 전자책으로도 출판됐다.

그림책에는 아이들과 자연을 교실 삼아 들과 산으로 다니며 봤던 자연의 이야기, 두려움보다 용기와 설렘을 안고 미래로 향하는 긍정의 메시지를 담아냈다.

백 원장은 “20여 년 유아교육 현장에서 느낀 것은 어린이집에 있는 물리적인 교실 뿐만 아니라 모든 곳이 교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자연에서 놀며 변화하는 환경을 직접 살펴보고, 좋아하는 것을 탐구하며 집중력과 주도성을 키울 수 있었다”면서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책에 담아보고 싶었다. 앞으로도 아이들과 숲에서 쌓은 추억을 하나씩 꺼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2021년 어린이집을 다시 운영하게 되면서 백 원장은 아이들과 더 많은 활동을 통해 행복한 일상을 채워가고 있다. 그림책은 학부모와 교사, 아이들과의 소통 매체로 활용하고 있다.

백 원장은 “그림책은 전 세대를 공감하게 하는 힘이 있다. 아이들에겐 감성과 이성을 동시에 길러주는 교육적 의미가 있고, 부모님들에겐 긍정의 힘을 전하며 소통과 신뢰의 성을 쌓는 기틀을 마련해준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서호식 시인의 추천으로 시를 배우고 있다.

백 원장은 “글 쓰는 것을 좋아하지만 막상 쓰려니 굉장히 어려웠다. 부담감을 갖고 제대로 배워보자는 생각에 시 모임에 덥석 참석했다”며 “일상을 기억하고 기록하며 지나가는 하루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어 재미있고 행복하다. 같은 것을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늘 풀리지 않는 숙제”라고 미소 지었다.

백 원장의 시에는 가족과 유년 시절을 보낸 군산의 오룡동 모습이 담겨 있다.

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기억, 사라진 고향 동네에 대한 그리움 등을 따뜻하게 담아낸다.

‘글 쓰는 선생님’ 백은아 원장의 목표는 그림책방 운영이다. 그리고 그림책 작가.

그림책을 통해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북돋아주는 따뜻한 이웃사촌이 되는 것이 백 원장의 꿈이다. 그 꿈을 위해 백 원장은 매일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행복한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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