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앙 먹이주기‧환경정화 등 자원봉사… 매일 열정 쏟아내

낚시꾼‧쓰레기 투척 계도 활동도… “과속방지턱 개설 시급”

금마주민 10명으로 구성된 원앙지킴이단 회원들과 엄은용 익산시 환경정책계장(사진 왼쪽).

천연기념물 제327호 원앙,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된 수달, 이밖에도 민물가마우지, 흰목물떼새 등 다양한 생물종이 금마저수지에서 포착되고 있으며,

구룡마을, 황각마을 등 저수지 주변마을에서는 청정한 자연환경에서 서식하여 환경지표 곤충으로 알려진 반딧불이(운문산) 서식이 관찰되고 있다

이러한 청정 지역 금마를 지키기 위해 주민 10여 명이 팔을 걷어붙였다.

이들은 2년 전 ‘원앙지킴이단’을 구성해 금마저수지 일대를 수시로 돌며 불법 낚시꾼·쓰레기 무단투척 감시, 환경정화 등 직접 관리에 나섰다. 회원은 김순례, 이은숙, 최태정, 은희상, 유우숙, 최희화, 정지원, 김희준, 손일선, 김재덕 씨로 익산시로부터 금년 3월 10일 명예야생생물 보호원 위촉을 받았다.

이들은 각자 다른 하루를 보내지만 유일하게 공통되는 일과가 있다. 바로 금마저수지 일대를 돌아보는 것이다. 야생동물들이 잘 지내고 있는지 관찰하고 서식지의 주변 환경을 좀 더 청정하게 지키기 위해서다.

불법 낚시꾼들을 단속하고, 쓰레기가 많이 쌓이면 단체연락망을 통해 날짜를 조율 후 쓰레기봉투와 집게를 들고 한 자리에 모인다. 한 번 정화활동을 펼치면 보통 쓰레기봉투 5~6장을 가득 채울 정도로 쓰레기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원앙 서식지 보호구역’이란 팻말이 있음에도 여전히 쓰레기가 끊이지 않는 것에 이들은 가슴이 아프다.

최희화 회원는 “매번 놀랄 정도로 쓰레기양이 많다. 차를 타고 가다 쓰레기를 던지고 가거나, 잠시 정차해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던지고 가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낚시 금지구역임에도 여전히 낚싯대를 던지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자연과 야생동물을 보호하고 지키는 것은 우리의 당연한 역할이다. 모든 사람들이 이를 공감하고 양심을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처음 활동할 때는 크고 작은 언쟁이 있기도 했다. ‘무슨 자격으로 단속을 하느냐’며 따지는 낚시꾼들에게 이들의 마음은 무너져 내렸었다.

이런 상황을 알게 된 정헌율 익산시장은 익산시 야생생물 보호원으로 원앙지킴이 회원 전원을 위촉했다. 덕분에 이들은 당당하게 불법 낚시꾼을 단속하고, 쓰레기를 투척하는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높여 자연을 살리자고 말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은 원앙의 안정적인 서식환경 조성과 번식을 위해 먹이주기도 하고 있다. 먹이주기는 은희상 회원이 맡고 있다. 오로지 원앙을 위해 거침없이 풀숲을 들어가는 원앙사랑꾼이다.

강살리기익산네트워크 사무국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은숙 회원은 “원앙의 먹이는 곤충, 작은 물고기, 풀씨, 도토리 종류(상수리)다. 12월이 되면 상수리가 떨어진다. 그래서 매주 2회 상수리를 구입해 나무 밑에 넣어둔다. 5월이 되면 원앙이 자생할 수 있도록 먹이 공급을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은숙 회원은 지난해 상수리나무 52주를 금마저수지 주변으로 식재하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 안타깝게도 주변 상인이 나무를 베거나, 가뭄으로 인해 40여 주 밖에 남지 않았다.

이들은 “익산시와 익산시민들이 한 마음으로 행동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참나무를 더 식재하고, 생태계 보호에 앞장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금마저수지의 생태계를 위해 야생동물 생태통로를 제안했다. 금마저수지 옆에 위치한 군부대 방향에 상수리나무가 많아 원앙들이 날아가 포란을 한다. 이후 새끼원앙들을 도로까지 기어 내려와 저수지 방향으로 향하는데 간혹 로드킬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

무엇보다 제한속도 40km인 도로지만 석산에서 나오는 대형 트럭들이 많고 대부분의 차들이 고속 주행을 하고 있어 예방조치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엄은용 익산시 환경정책계장은 문제점 해결을 위해 과속방지턱 설치 등 관련 부서와 협의 하겠다고 말했다.

원앙과 금마의 청정함을 지키기 위해 모인 따뜻한 이웃들. 이들은 야생동물에 대해 좀 더 심도 깊은 지식을 얻고자 유칠선 박사를 통해 원앙이야기,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등에 대해 강의를 듣고 있다.

또 대부분 미륵산 더 테라스 주민들로 이뤄져 있어 단지 내 아이들을 대상으로 ‘푸름이’를 모집할 계획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환경보호 활동을 꿈꾸고 있다.

이들은 취재가 시작될 때부터 끝날 때까지 한 가지만을 강조했다.

“금마를 찾아 온 귀한 야생동물들을 우리가 지키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우리의 사명입니다.”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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