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곳곳에서 사랑의 손길… 인근 4개 마을도 동참 ‘훈훈’

사진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남궁영구, ㅇ상윤 향린교회 장로, 선영화 부녀회장, 임근자, 정종용, 오양수 하왕마을 이장, 노영희, 오경희, 최병두 서광교회 목사.

‘함께 사는 세상’을 실제로 보여주는 마을이 있다.

석왕동 하왕마을(이장 오양수) 사람들이다.

20여 가구, 50여 명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이들은 지난 1월 한 모녀를 위해 마을회관에 모였다.

마을 뒷산 자락에 거주하는 오경희 씨와 딸 노경희 씨를 위한 회의를 열었다.

지적장애로 인해 사회 활동이 어려운 모녀는 오래된 흙집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비가 오는 날에는 천장에서 비가 새고, 외벽은 곳곳에 깨져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하왕마을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오양수 이장은 “비만 오면 집안이 난리였다. 세숫대야, 밥그릇 등 물이 새는 곳 밑에 두기 위해 온갖 그릇을 다 꺼냈다. 우리 이웃이 이렇게 살도록 두고만 볼 수 없었다”면서 “마을 주민들과 함께 의논한 끝에 익산시에 요청을 했고, 700만원이란 예산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붕 공사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중장비가 조금만 건드려도 집이 무너질 판이었다. 결국 주민들과 오랜 상의 끝에 십시일반 돈을 모아 새 집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웃을 위한 새 집 마련 프로젝트는 하왕마을 주민뿐만 아니라 석왕동 신왕, 상왕, 석치마을까지 이어졌다. 또 팔봉동 통장협의회, 향린교회, 서광교회, 사랑의동산교회 등 지역 곳곳에서 사랑의 손길을 보냈다.

이들은 시 예산과 마을 기금, 십시일반 모인 후원금으로 조립식 주택을 구입했다.

두 달 동안 이어진 공사기간에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현장을 찾아 일손을 도왔다. 서광교회 최병두 목사와 선영화 부녀회장은 하루에도 수 십 번씩 다녀갈 만큼 열정을 쏟았다.

조봉관 팔봉동장과 행정복지센터 직원들도 수시로 공사 현장을 찾아와 팔을 걷어붙였다.

집이 완공되고 마을 주민들은 저마다 눈물을 훔쳤다.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많은 사람들의 힘으로 말끔하게 해결된 순간이었다.

튼튼하고 깨끗한 새 집에는 지역 곳곳에서 보내온 사랑의 선물이 가득 찼다.

냉장고, 침대, 장롱 등 가구와 전자제품은 물론 생필품까지 여러 곳에서 도움의 손길을 보냈다. 김순덕 시의원은 TV와 가구 등을 선물하기도 했다.

오 이장은 “이 집은 사랑 많은 익산 사람들이 함께 지은 사랑의 집이다. 우리 마을에 이렇게 따뜻한 집이 탄생해 정말 기쁘고 감사하다”면서 “이곳에서 모녀가 행복하고 희망찬 나날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석왕동 하왕마을 사람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모녀를 돌보며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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