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5천210원 ‘딴 나라 얘기’…편의점‧PC방 등 4천원 못 미쳐
원광대생 ‘최저임금 실천단’발족 업주 계도…업소 앞 1인 시위도

21일 원광대학교 최저임금 실천단 박상인 씨가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는 업소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대학 2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다녀온 최모 씨(23‧원광대). 올 3월 복학을 앞두고 있는 그는 겨울방학을 맞아 신동 대학로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그가 받는 시급은 3천500원.

올해 법적으로 정해진 최저임금 5천210원에 무려 1천710원이나 못 미친다. 그러나 최 씨는 최저 임금을 준수해 달라고 요구하지 못했다. 업주가 “일할 학생은 많다”며 엄포를 놨기 때문이다.

식비도 지원되지 않는다. 자비를 털어 저녁을 해결하는 것도 부담이다.

최 씨는 “현재 시급으로는 밥 한 끼 사 먹을 돈도 안 된다”며 “시급 인상을 요구하고 싶어도 그만 두라고 할까봐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원광대학교 2학년인 박모 씨(20)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등록금 마련을 위해 신동 대학로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박 씨가 하루 12시간을 꼬박 일하고 받는 돈은 4만8천 원. 시급 4천 원에 불과하다.

밤 9시부터 다음날 아침 9시까지 밤을 새며 일하고 있지만 야간 수당은 지급되지 않는다. 심지어 저녁밥 먹는 시간을 시급에서 제외시켜 굶기 일쑤다.

하지만 등록금 마련이 우선인 박 씨는 참고 일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박 씨는 “당장 등록금을 마련해야 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은 참고 일하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씁쓸해 했다.

이처럼 익산 지역 아르바이트 현장에서 이뤄지는 업주들의 횡포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관계가 1대1로 이뤄져 부당 처우에 대한 관계기관의 단속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르바이트생 대부분이 어렵게 구한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에 부당한 처우에도 신고를 망설이고 있어 위반 행위가 좀처럼 시정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8월 출범한 최저임금 실천단은 업주들이 학교 내부게시판에 아르바이트생 구인 공고를 낼 때 최저임금 미기재 업주의 글을 삭제하거나 아이디를 정지시킨다.

발족 후 아르바이트 공고 게시물 1천49개 가운데 최저임금을 명확히 명시한 975개만 남기고 삭제시켰다. 이미 최저임금을 미기재한 96개는 삭제했고, 앞으로 78개도 삭제할 예정이다.

이들은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는 업주에 대해 직접 계도에 나서기도 했다. 대표적인 곳은 신동 대학로 A편의점. 강추위가 맹위를 떨친 지난 21일 원광대학교 학생복지위원장(식품영향학과 3년)은 편의점 앞에서 하루 종일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박 씨는 “최저 임금을 지켜줄 것을 업주에게 정중히 요구했는데 업주가 오히려 '원대생을 안 쓰면 그만이지 무슨 상관이냐'고 몰아 세워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최저임금 실천단은 고용노동부 익산지청과 조만간 MOU를 체결하고 전담 신고 센터를 개설할 계획이다.

/우창수 기자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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