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있는 70여 농가 조합 결성 가정 식탁 혁명 ‘선언’
농업인-소비자 ‘상생의 장’ 매주 토요일 장터 열려
“신선한 농산물 믿고 살 수 있는 직매장 개설이 꿈”

“신선하고 깨끗한 지역 농산물이라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주부 조혜영 씨(52‧·모현동)는 어양동 어양근린공원에서 매주 토요일 열리는 ‘직거래 장터’를 겨우내 손꼽아 기다렸다.

익산지역 농민이 직접 키워 내놓은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마음껏 믿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씨는 “지난해 3월 로컬푸드 토요 직거래 장터가 열린 후 단골손님이 됐다”며 “올해는 모현동에서도 가끔 열렸으면 좋겠다”며 기대에 차 있다.

익산시 로컬푸드 토요 직거래 장터가 3월 15일 올해 첫 개장한다. 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까지.

지난해 3월 익산에서 처음 생겨 많은 농가와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었던 토요 직거래 장터는 올해 더 많은 농가가 참여해 다양한 농산물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뜻있는 70여 농가가 의기투합해 ‘익산 로컬푸드 협동조합’ 법인을 설립했기 때문. 용안면에서 ‘학동마을 누룽지’ 회사를 운영하는 오재현 대표가 올해 2월부터 조합을 이끌고 있다.

이들이 조합을 만들게 된 것은 ‘완주 로컬푸드 매장’처럼 정규 상설매장을 열기 위해서다. 일주일에 한 번 열리는 토요장터가 아닌, 매일 신선한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겠다는 일념에서다.

오 조합장은 익산 지역 생산 농가가 직접 재배하고, 가공한 상품을 중간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내놓아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판매하는 ‘상생의 장터’를 꿈꾸고 있다.

농가들은 자신이 지은 농산물을 제때 출하해 판로 해결은 물론 소득 향상에도 도움이 되고, 소비자들은 신선한 먹을거리를 믿고 살 수 있는 ‘윈-윈의 장’(場)인 셈이다.

오 조합장은 “이미 70여 농가가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앞으로 200여 농가를 더 참여시켜 소비자들이 좀 더 다양하고 질 높은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참여 농가를 확대해 상품의 다양화를 꾀하고, 소비자들이 선별해 구입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게 오 조합장의 생각이다.

오 조합장은 올 3월 초 익산시에 ‘상설 로컬푸드 매장 개설사업’을 신청할 예정이다. 장소도 물색 중이다. 모현동 아니면 영등동쪽이 유력하다. 이한수 시장은 몰론 관련 부서인 익산시농업기술센터도 로컬푸드에 관심이 많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오 조합장은 상설 로컬푸드 정규 매장 개장에 앞서 올해부터 모현동에 ‘이동식 토요장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오 조합장은 조합원 간 친목에 더욱 매진할 요량이다. 보다 질 좋은 상품을 소비자에게 내놓기 위해 정보를 교환하는 ‘만남의 날’을 매주 토요일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시민(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홍보에도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쿠폰을 발행해 일정금액 이상 구매한 소비자에겐 바로 그 자리에서 상품으로 구입할 수 있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예를 들면 특별행사 시 3만 원 이상 구매한 소비자에게 사은품으로 조합원이 내놓은 1만 원 짜리 제품을 무료 증정하는 식이다.

여기에 참여 농가가 기르는 토끼와 닭 등 가축들을 가져와 어린이들의 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또 떡메치기 등 즐길 거리도 준비해 가족단위 소비자들을 유치할 계획이다.

오 조합장은 많은 시민들이 로컬푸트 직거래 장터에 만족하는 이유로 “상품이 신선하다”, “우리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이다”, “친환경 농산물이다”, “농업인을 도와주는 일”이라는 등 다양한 이유를 꼽았다.

때문에 오 조합장은 이런 소비자들에게 좀 더 혜택을 주기 위해 ‘소비자 조합원’을 700명가량 모집할 계획이다. 소비자 조합에 가입할 경우 저렴하게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오 조합장은 “농산물을 파는 것이 곧 양심을 파는 것이라 생각하고 직거래 장터를 운영했다. 내가 직접 포장하고, 가격을 결정, 진열해 놓은 물건을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신기한지 몰랐다”며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알게 모르게 선의의 경쟁을 하며 좀 더 좋은 물건을 생산하고 또 보기 좋게 포장을 하고 있다. 한마디로 농업인으로서의 자부심이 생겼다"고 지난 1년간을 회고했다.

오 조합장은 직거래 장터에 많은 사람들이 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조합원 스스로가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상품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 그대로 현장에서 실천을 해야 한다는 것.

오 조합장은 “규모는 작지만 1년 동안 노하우로 이젠 직거래 장터에 대한 신뢰가 크게 향상됐다”며 “소비자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조합원들이 똘똘 뭉쳐 질 좋은 제품을 내놓을 각오”라고 밝혔다.

/조영곤 기자

조영곤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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