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단 자루 오지윤 대표

고대의 연극 장르는 크게 희극과 비극이라는 틀로 정확히 구분됐다.
그러나 시대와 문화가 변하면서 복잡하고 다양해진 삶의 모습만큼 변화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아내기엔 더욱 다채로운 방법들이 필요했고, 그로 인해 연극의 장르도 그만큼 세분화됐다.
특히나 시대적, 문화적 상황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주제나 구성을 도입하면서 연극의 장르는 더욱 풍성해졌다고 할 수 있다.
깊어가는 가을, 공연가를 물들이며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연극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연극이 우리의 생활과 매우 밀접한 이야기를 다룬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연극의 장르를 막론하고 ‘우리’의 모습과 닮은 등장인물들이 나오지 않는 연극은 없으니까 말이다. 무대 위의 그들도 현실의 나처럼 고민하고 갈등하며 부딪치고 다시 살아나간다.
다만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연극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과감한 시도와 무모한 해결방식을 통해 직선적이고 일방적인 우리의 관점을 확장하고 현실에 대한 깊은 갈증을 해소하거나 충족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다는 것이다.
무대 안의 삶이 무대 바깥의 관객의 삶과 이어지며 서로를 닮아있는 모습은 관객에게 작은 위로를 건넨다.
요즘 연극가는 가족 간의, 연인 간의 사랑에 관한 로맨틱 코미디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는 우리 삶에 따뜻한 온기와 사랑이 필요하다는 반증일지 모른다.
나 역시 배우임과 동시에 나의 삶을 충실히 살아내야 하는 한 사람으로서 관객이 보고 싶은, 관객에게 보이고 싶은 연극을 만들기 위해서 시대와 문화와 끊임없이 공감하고 교류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마음을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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