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 정보작명연구원장

김만덕은 “내가 편안하게 사는 것은 하늘의 은덕을 입었으니 나는 만인에게 은덕을 베푼다”라며 이름처럼 여러 사람을 도우면서 검소하게 살았다. 아버지는 10살 때 풍랑으로 사망하고 어머니마저 그 충격으로 세상을 떠나자 그는 노기(老妓)의 몸종으로 의탁한다.
만덕이 노래와 춤, 거문고 등 기예에 재능이 있는 것을 본 노기는 동기(童妓)로 편입시킨다. 가무를 익혀 제주도에서 한때 가장 유명한 기생으로 살았다. 그러나 만덕은 나이가 들면서 양가 출신인 자신이 기생으로 전락한 현실에 불만을 느껴 신분환원을 관청에 호소하였다.
제주목사 신광익의 도움으로 기녀명단에서 삭제되고 양녀로 환원하였다. 주위에서는 그가 결혼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만덕의 생각은 달랐다.
객주를 운영하면서 제주도의 특산물을 육지의 물품과 교역하는 유통업을 통해 막대한 재산을 모았다. 1795년 정조 29년에 제주도에 큰 기근이 들어 굶어 죽는 이가 많았다. 나라에서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러자 만덕은 기근에 시달리는 제주도민을 위하여 재산을 아낌없이 쾌척하여 육지에서 곡식을 사와 나누어 주었다.
임금이 이 소식을 듣고 만덕을 칭찬하며 소원을 물어 보고하라고 하였다. 만덕은 “한양에 가서 임금님이 계시는 궁궐을 보는 것과 천하명산인 금강산을 보고 싶다”고 했다. 당시 제주도 여자가 육지에 가는 것은 여간 어려웠다. 정조는 만덕의 소원을 쾌히 승낙하니 상경하여 정조와 왕비 효의왕후를 배알했다.
정조는 “너는 여자의 몸으로 큰 재물을 내어 기아자를 일천명 이상을 구했으니 기특한 일이다”라면서 내의원 의녀수반의 벼슬을 주고 후한 상을 내렸다.
궁궐을 구경하고 다른 관료들을 만난 만덕은 이듬해 봄 금강산에 들어갔다. 금강산 구경을 마친 만덕은 벼슬을 내놓고 귀향하니 그의 나이 58세였다. 제주도에 돌아온 만덕은 활발하게 사업을 진행하다 77세로 세상을 떠나니 제주도민들이 애도의 물결이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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