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단, 노인들 사슴농장 데려가 녹용즙 등 반강매
만병통치약인냥 현혹 물건 산 피해노인 벙어리냉가슴

가을단풍 관광철이 되면서 공짜관광을 미끼로 노인들을 현혹시켜 녹용즙 등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사기단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기단은 세상물정에 어두운 농촌노인들을 주 타깃으로 삼고 사기행각을 일삼고 있다. 수확기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농촌마을을 돌며 공짜관광을 시켜주겠다고 속인 후 건강기능식품을 반강매해 노인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사기단이 주로 활동하는 곳은 삼기, 낭산 등 익산 농촌지역. 간간히 중앙동, 인화동 일대에서도 노인들을 태운 수상한 관광버스가 목격되고 있다.

사기단이 관광버스를 대절, 노인들을 태우고 주로 가는 곳은 관광지가 아닌 사슴농장. 말이 사슴농장이지 사슴도 별로 없다.

사기단은 사슴조차 구경할 틈도 주지 않고 노인들을 창문도 없는 창고 같은 곳에 데리고 가 본격적으로 녹용즙 홍보만 늘어놓는다.

“녹용즙을 먹으면 오늘 밤 늦둥이 하나씩 낳는다”는 우스갯말로 노인들의 긴장을 풀어 주면서 “치매 예방, 골다공증 등 효능이 좋다”며 마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노인들을 현혹시킨다.

심지어 한의사처럼 진맥하고 처방도 내린다.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다는 노인들에게 “녹용즙을 한 달 이상 먹으면 아픈 것이 사라진다”며 허황된 말 일색이다.

강매하다시피하며 노인들의 구매를 부추기기도 한다. “우리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마음 약한 노인들을 꼬드긴다.

김모 할머니(80)는 “공짜관광도 시켜주는 데 녹용즙을 사지 않기가 미안했다. 또 몸에 좋다고 하고, 옆에서 노인들이 하나둘 씩 사기도 해 큰 맘 먹고 20만 원어치를 샀다”며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 후회했다. 먹어 보니 별 효과도 없었다. 자식들이 준 용돈을 날린 것 같아 자식 볼 면목이 없다. 물러달라고 할 수도, 어디다 하소연 할 데도 없어 속만 태우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익산경찰은 “엉터리 공짜관광이 많지만 노인들이 피해사실을 알리기 꺼려해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이렇게 판매하는 물건들 대부분 폐업한 회사들이 불법으로 제조한 것이다. 노인들이 공짜관광에 현혹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피해예방”이라고 조언했다.

/우창수 기자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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