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산문화재단 문화정책팀장

1천400년 전 백제시대 찬란했던 문화를 보여주는 국보급 유물 익산 미륵사지석탑(국보 11호) 사리장엄구 익산 보관•전시의 꿈이 현실이 될 듯하다.
사리장엄구 특별전시가 내년 7월 26일까지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에서 연장 전시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문화재청이 사리장엄구의 전시 기간을 연장 승인해 준 것을 사실상 익산으로 보관 지역을 결정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미륵사지 석탑 사리장엄구는 백제 고도 익산의 정체성과 역동성을 보여주는 유물로, 지난 2009년 출토 이후부터 익산시는 문화재청에 출토지역에 위임•보관해 줄 것을 요구해 왔었다. 그동안 문화재청은 ‘유물이 출토된 유적의 전시관이나 지역의 박물관에 위임•보관 전시한다’는 기본 원칙을 무시해 왔었다. 여기에 사리장엄구에 대한 보고서가 나오지 않았다는 핑계로 국립중앙박물관의 집요한 사리장엄구구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우리 문화재를 눈 뜨고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지역의 우려와 분노 섞인 목소리가 일었지만, 정부의 태도는 늘 미온적이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11월 8일. 국립문화재연구소가 5년여만에 9700여점의 유물에 대한 보존처리와 종합적인 연구를 마치고, ‘미륵사지 석탑 사리장엄구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국립익산박물관 건립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국립익산박물관 승격은 현재 문체부의 용역에서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나면서 본격 추진되고 있으며, 국회 상임위 단계에서 내년도 사업비로 38억 원이 의결된 상태다. 예산이 확보되면 관련 규칙 개정작업 등의 절차를 거쳐 오는 2017년 정식 출범하게 된다. 그러나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그동안 사리장엄구에 대해 끝없이 꼼수를 부려온 정부와 국립박물관의 태도로 보아 또 다른 변수가 등장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사리장엄구를 서울에 보관하든, 익산에 보관하든 어차피 유물은 국가 소유이다. 그 가치를 지역에 두느냐, 중앙에 두느냐의 문제가 있을 뿐이다.
‘유물이 출토된 유적의 전시관이나 지역의 박물관에 위임•보관 전시한다’는 기본 원칙 반드시 지켜 주길 바란다.
원칙을 지킬 줄 아는 정부, 그 속에서 국민의 신뢰는 싹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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