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 심한데도 미끄럼방지시설 없어 추돌사고 잇따라
염화칼슘 뿌린 후 얼면 빙판길 인도는 눈썰매장 방불

주민들은 “2010년 배산 택지개발 지구에 대규모 아파트 등이 들어서면서 인구가 3만7천여명으로 증가해 가뜩이나 출퇴근 시간대엔 교통대란이 펼쳐지는 데 눈까지 내리면 차량들이 거북이걸음을 할 수밖에 없어 모현육교는 교통마비가 된다”고 하소연이다.

익산시는 염화칼슘을 수시로 뿌려 눈을 녹이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주민들은 “지열이 없는 다리 위여서 금세 빙판길로 변해 버린다”며 “모현육교를 지날 때면 한바탕 전쟁을 치르는 기분”이라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주민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경사가 심한 모현육교에 흔한 ‘미끄럼방지시설’도 없다는 점. 자칫 차량이 미끄러졌을 땐 연쇄 추돌사고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익산시는 “미끄럼방지시설은 금세 망가져 보수를 수시로 해야 하는 등 예산이 많이 투입된다”며 미끄럼방지시설은 생각도 않고 있다. 염화칼슘을 수시로 뿌려 관리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김모 씨(55)는 “염화칼슘도 제때 뿌려야 효과가 있다. 눈이 많이 내린 16일 오후 5시에 기온이 뚝 떨어져 모현육교가 얼어붙었지만, 염화칼슘을 뿌리는 차량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퇴근길이 정말 곤혹스러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현육교 인도 사정은 더 심각하다. 도로와 달리 눈이 녹지 않고 쌓인 채 빙판으로 변했다. 시에서 설치한 모래적재함에도 눈이 쌓여 있다. 누구 하나 모래주머니를 뜯어 길에 뿌린 흔적은 찾아 볼 수 없다. 이 길을 시민들이 위험스럽게 다니고 있다.

주민들은 울산 등 다른 도시처럼 모현육교에 ‘열선(로드히팅 방식)’을 깔아 도로 제설을 효율적으로 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모현동 주민만 3만7천여명이 다니는 모현육교를 염화칼슘만 뿌려 관리해서 될 일을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익산시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야 할 뿐만 아니라 열선을 깔아도 염화칼슘을 뿌려야 한다”며 현재의 제설방법만 고집해 주민 원성을 사고 있다.

오모 씨(56)는 “울산시나 멀리 일본 삿뽀로에서도 도로 열선을 설치해 결빙방지에 큰 효과를 보았다는 기사를 보지 못했느냐”며 “익산시가 다른 지자체 등의 사례는 살펴보지도 않고 탁상행정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우창수 기자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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