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산시지역아동센터연합회 김혁중 회장

 마음처럼 간사한 것이 없다고 했던가. 바위처럼 굳은 결심을 해도 끝까지 지켜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그래서 결심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것 같다. 바꿔 말하면 결심을 쉽게 포기하며 살기 때문인데 흔히 얘기하는 작심삼일(作心三日)이다.
2015년 새해가 벌써 삼주 지났다. 이때쯤이면 작심삼일이란 말을 실감하는 이가 제법 있을 법하다. 새로운 결심을 한 후 하루 이틀 정도는 잘 버티다 이내 자기와의 싸움에서 지고만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혹시 연초에 세운 계획이 벌써 작심삼일이 됐을지도 모르겠다.
새해 들어 누구나 한두 개쯤 다짐을 한다. 금연, 금주, 다이어트, 재테크, 외국어 등 자신의 처지에 맞는 것들을 택했다. 올해만큼은 기필코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또 다졌다. 자신의 인생을 바꿔 놓겠다는 당찬 결심을 주위에 공포하기도 했다.
새해가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마음이 흔들리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이들은 갖가지 구실을 붙여 흔들리는 결심을 어찌할 수 없다고 둘러대지만, 작심삼일이라는 소리는 피해 갈 도리가 없을 듯하다.
원래 작심삼일은 사흘을 두고 생각한 끝에 비로소 마음을 결정했다는 신중함을 의미했다. 그러나 고려말기 정치적인 혼란 속에서 법령이 수시로 바뀌는 것을 빗댄 '고려공사삼일(高麗公事三日)'과 어우러지면서, 결심이 흐지부지되는 부정적인 의미로 변했다.
결심을 실천하기 어려운 탓에 신년이 되면 '결심 도우미'상품들도 쏟아지고 있다. 금연보조제나 집에서 쉽게 운동할 수 있는 저가의 운동기구들이 많다. '올 여름엔 나도 복근자랑'이란 식의 타이틀을 걸고 결심을 북돋우기도 한다. 새해 결심을 담은 메일을 주기적으로 발송해 주는 쇼핑몰도 생겼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처음 결심한 일을 지켜내지 못하는 것은 잡념에 마음이 끌리는 까닭"이라고 말했다. 무엇이든 한 가지 일을 성취하려면 그 밖의 다른 일을 생각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단 하나의 결심'을 쓴 미국의 심리학자 주디스 라이트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하나의 결심을 강조한다.
우리가 작심삼일에 봉착하는 것도 곰곰이 생각해보면 '작심'에서부터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쉽게 세운 목표는 약한 바람에도 무너진다. '작심'이 삼일 만에 끝나지 않기 위해서 '작심'에 어떤 가치를 담아야 한다. 예를 들면 내가 건강해야 사랑하는 가족을 지켜줄 수 있다는 각오 같은 것 말이다. 자신이 세운 계획에 이타적 가치를 부여하면 생각에 더 큰 힘이 실리고, 행동을 바꾸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행동은 다시 습관을 바꾼다.
혹 작심삼일이 된다 할지라도 또 작심하고 또 작심하면서 한 해를 꾸려가며 살아가야 한다. 즉 작심을 1년에 121번을 하면 작심삼일이 된다 하더라도 1년을 꾸려가게 된다는 논리다. 물론 연속성의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지칠 수 있지만 그래도 작심하다 실패하면 또 작심하고 실천하다보면 작심삼일이 사일이 될 수 있고, 일주일이 되다 습관이 되면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보통 어떤 일이 습관이 되려면 최소 14일에서 66일까지 지속될 때 가능하다고 한다. 14일도 사실 버거운 시간이겠지만 도전하고 또 도전하다보면 좋은 습관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그러므로 중도에 포기하지 말고 계속해서 작심하여 실천하다보면 어느새 좋은 습관으로 발전되어 있는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작심삼일도 열 번 하면 한 달이라는데, 이런 결심이라도 안하는 것보다는 나을 성 싶다.
필자의 매년 신년결의는 ‘체중조절’이었음을 아는 사람은 안다. 큰 효과는 못 거뒀지만 4년전 바지를 아직 입을 수 있는 것은 그나마 그 덕분이다. 그럼에도 '작심'이 더 오래갈 수 있도록 이런 저런 가치와 명분을 자꾸 덧붙이고 있다.
“아니 벌써? 나는 안돼, 할 수 없다.”고 포기해버리지는 않았는가?
안된다고 포기하는 사람은 핑계거리를 찾고, 된다고 하는 사람은 방법을 찾는다고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2015년도에는 섣불리 포기하지 말고 끈기 있게 도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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