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봉균 사장 못 고치는 게 없는 만물 수리기술자 유명
옛 물건 애착 높은 어르신들 해결사 TV수리는 박사급

‘익산의 맥가이버’라 불려도 손색없다. 서봉균 씨(65). 가전기기는 못 고치는 게 없는 ‘만물 수리기술자’다. ‘필승전자’라는 상호를 내걸고 40년 넘게 수리를 해오고 있다. 기갑부대 출신으로 경례할 때 쓰는 구호 ‘필승’에다 필히 승리하자는 각오를 담아 지었는데, 해병대 경례구호와 똑같아 해병대 출신이란 오해(?)를 많이 산다.

그는 익산 가전매장 사장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 특히 수리는 익산에서 거의 유일하다.

때문에 그가 운영하는 신동 원광대사거리 인근 원광알뜰매장(☎063-857-1434)은 익산에서 가전기기를 수리하고 판매하는 ‘오리지널 전파사’라고 해도 무방하다.

‘TV 수리’는 그의 전매특허나 다름없다. 하지만 지금은 고치러 오는 손님이 거의 없다. 간혹 어르신들이 브라운관 TV나 전축, 카세트, 밥솥 등을 가지고 찾는 게 전부다.

“고치는 것보다 사는 게 훨씬 낫다”고 권하지만, 옛 물건에 애착이 높은 어르신들이라는 것을 알기에 심하게 망가진 것을 제외하곤 고쳐드린다.

손님 없이 문 여는 날이 많아졌지만, 그는 “은퇴한 나이에 직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다. 돈보다 아침에 출근할 곳이 있고, 일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며 미소 지었다.

동갑내기 부인 한정숙 씨가 매장에 함께 있는 것도 든든하다. 바늘과 실처럼 40년 간 매일 함께 출근하고 뒷바라지 한 지도 40년이 넘었다. 지금도 금슬 좋은 잉꼬부부다. 번듯하게 키운 2남 2녀도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다.

그는 “가족들 보면 든든하다. 나 같은 부자가 또 있겠나 싶다”며 껄껄 웃었다.

그는 20평 매장에서 중고 TV, 중고 냉장고, 중고 세탁기를 판매수리하고 있다.

요즘은 중소기업에서 만든 신형 풀HD TV가 효자 품목이다. 중소기업제품 전문 판매·설치·수리를 맡고 있다.

TV 수리에서는 익산에서 최고 기술자로 통하니 중소기업 입장에선 서봉균 사장이 당연히 귀하신 몸일 수밖에 없다.

요즘은 컴퓨터 공부에 푹 빠졌다. 배우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지기 때문이라며 인터넷 창업교육도 받고 있다.

개인 블로그를 만들고 싶은 욕심에 그래픽 디자인도 공부하고 있다. 스마트폰 다루는 법도 웬만한 젊은이 못지않다.

배움에 있어서는 체면 따지지 않는다.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지만 모르면서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라며 누구에게나 배우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정신이 건강하면 몸도 건강하다는 서봉균 사장. 건강하게 일하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우창수 기자
 

40년 넘게 매장에 함께 출근하는 동갑내기 부인 한정숙 씨와 함께.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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