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무용단 사포/익산예술단 현대무용감독

대중가요 중에 '공허해'라는 노래가 있다. 문득 그 노래를 듣고 있으니 군중속의 고독이 느껴졌고 각박하게 날 선 현대사회가 무섭도록 외롭게 느껴졌다.
2015년 시작시점에서 어떠한 시간으로 채울지 고민하던 중 여러 종류의 지원 사업 공지를 보게 됐다. 물론 도전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자료탐색과 정리를 했다.
거의 7~8년 전부터 관심을 갖고 해오던 학교 무용교육 외에 사회 무용교육 분야다. 물론 여러 종류의 경험을 가지고 있기에 도전하고자 하는 분야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2006년 시작된 소년원학교를 시작으로 노인, 아동, 이주여성 등 문화예술이 소외 될 수 있는 분야를 찾아내고 끌어내어 교육하게 되는 프로젝트다.
학교교육하고는 다른 매력도 있지만 그만큼 힘든 점도 많았다. 꼭 해야 된다는 강요도 없고 의지력도 부족해 기획자나 강사의 에너지까지도 빼앗기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지속할 수 있었던 점은 수업 후 갖게 된 성취감 때문이다. 수업을 받던 대상자도 교육자도 모두 다 노력한 흔적인 만큼 서로에게 뺏었다 줬다하는 에너지가 수업 끝부분에는 열매를 맺게 되는 과정이 말로 표현할 수 없다.
2013년 교육대상자인 ‘요양보호사’들은 원광대학교 병원에서 24시간 일을 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정리가 끝난 후 잠깐씩 시간을 내어 1주일에 한번 무용 수업을 진행했다. 그들은 항상 불안감이 있었고 여유롭지 못했다. 같이 신체를 움직이고 음악에 리듬을 타고 박자를 맞추면서 서로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다. 수업하는 동안 서로에 대해 많이 알게 됐지만 촉박한 시간이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 결석자가 많았다. 매일 아픈 사람들 속에서 열심히 사는 이들에게 즐기면서 나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마음껏 속마음 스트레스를 두드리는 난타, 몸 전체를 쭉쭉 풀어주는 스트레칭, 시원한 발 마사지, 감정을 다스리는 표현활동까지 다양하게 진행했다. 수업이 마무리되던 11월의 어느 날 우리는 원광대학교 병원 로비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을 위해 발표회를 준비했고 성공적으로 잘 마쳤다.
이렇게 진행됐던 프로젝트에 매료돼 2014년 한 번 더 그들을 위한 수업을 계획했으나 여의치 않아 이번에는 익산노인전문요양원의 요양보호사들과 수업하게 됐다. 원장님의 넓은 문화예술의 애정으로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주어지게 됐다. 그러나 퇴근시간에 수업을 진행하다보니 빨리 집으로 가고 싶은 회귀본능을 막기 힘들었다(이들은 2교대로 일을 하고 있다). 그들은 자의든 타의든 수업에 피해를 주진 않았지만 심리적인 본능을 항상 느꼈던 기획자로써 아쉬움을 남겼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계속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던 이 시점에 다시 그들을 위한 무용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해본다.
이러한 프로젝트에 도전할 수 있어서 다행이고 공허한 마음을 달래지 못해 안절부절 했을 텐데 이런저런 자료들에 쌓여 퍼즐을 맞추듯 풀어가는 내 모습에 미소가 지어진다. 길이 없으면 만들면 되듯이 어떠한 일이든 도전은 멋진 움직임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고 물론 실패가 따를 수도 있겠지만 그에 따른 또 다른 아이템을 경험하게 되는 길이 될 것이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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