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부·열녀 칭송 자자 일본인도 감동 나라에서 공적 기려
대대로 교육자·대기업 임원 배출 “후대에 길이 남길 터”

장흥오 씨들이 아끼는 이 효열각의 주인공은 ‘익산임 씨(1867~1942).’ 장흥오 씨 23대 손인 오지섭 씨(65)의 증조모다.

지섭 씨는 “이 효열각은 우리 집안의 자랑이다. 무엇보다 효행은 후손들에게 길이 물려 줄 무형자산”이라고 자부심이 대단하다.

익산임 씨는 당시 참봉인 오현종 씨(1869~1919)에게 시집을 갔다. 익산군에선 큰 부잣집이었지만 근검절약했다. 시아버지(제인)를 극진히 봉양했고, 몹쓸 병에 걸려 자리에 누우시자 밤낮으로 수발을 들었다. 이 사실이 조정에 알려져 효부로 칭송을 받았다. 부군이 일찍 세상을 뜬 후엔 23년 간 수절하며 4형제를 훌륭하게 키웠다.

익산임 씨의 귀감은 일본인들도 감동시켰다. 일제강점기 익산군수 길진오랑(吉津五郞)이 돌로 세긴 표창장을 내렸고, 성균관 박사 완산 이범주가 공적을 올려 나라에서 효열각을 세웠다.

지섭 씨는 “마을 어른들이 효열각 앞을 지날 때마다 묵례를 올렸다”며 “증조모의 선행이 하늘을 감복시킨 덕분인지 자손들이 번창했다”고 설명했다.

지섭 씨의 조부(창영)는 사범학교를 나와 교장을 지냈고, 부친(상철)은 경찰을 하다 민족을 괴롭히는 광경에 치를 떨고 교육자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이 또한 제자들에게 일본말을 가르치는 게 싫어 그만 두고 사업을 했다.

지섭 씨는 5남 2녀 중 삼남으로 태어났다. 한라그룹 퇴직 후 사업(림몬 대표, 부동산 임대업)을 하고 있다. 새서울신협 감사도 맡고 있다.

큰형 인섭 씨는 한양대 졸업 후 현대중공업 부장으로 퇴임해 삼호물산 부사장을 맡고 있다. 작은형 예섭 씨는 서울시교육청 장학관과 교장을 지냈고, 부인도 교장을 역임했다.

동생 신섭 씨는 한국자원재생공사 소장을 역임했고, 그 아래동생 형섭 씨는 현대자동차 차장으로 있다가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누나 의원 씨는 이리여고를 나와 철도청에 근무했다. 막내여동생인 연희 씨는 금마초등학교 교감을 맡고 있고, 부군(양재덕)은 익산중 교장을 역임했다.

지섭 씨는 “그동안 생업에 바빠 효열각을 돌보지 못했지만, 이제라도 잘 꾸며 증조모의 행적을 후손들에게 길이 알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창수 기자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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