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도 없는 해공기념사업회에 멀쩡한 시유지 내줘 말썽 초래
우범지대 전락… 사업회 대표 잠적 대집행 어려워 혈세낭비 우려

익산시는 “사업시행자인 해공기념사업회와 (사)한국민족문화사업회가 공사비를 주지 못해 공사가 중단되는 등 더 이상 사업을 추진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돼 양도한 사업 부지를 거둬들였고 앞으로 건물을 철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양 사업회 대표가 원상 복구를 거부한 채 잠적한 상태여서 철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2013년 대법원 승소(토지인도 민사소송) 후 양 사업회에 골조 철거와 토지인도를 요구했으나 2년째 아무런 움직임이 없자 ‘재산명시신청’에 들어갔다.

시가 철거 대집행을 한 후 양 사업회에 비용을 물도록 하기 위해 대표자 등의 재산목록을 법원에 제출할 참이다. 시는 철거비용이 약 1억5천만 원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산목록 제출 시한은 오는 5월 21일까지. 대표자 등의 재산에 가압류 등을 걸어 놓고 철거 대집행을 할 계획이지만, 대표자 등의 재산이 쉽게 파악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칫 재산이 잡히지 않을 경우 손실처리 돼 애꿎은 혈세가 낭비될 우려를 낳고 있다.

이래저래 애물단지가 돼 버린 해공도서관은 독립 운동가이자 정치가인 해공 신익희 선생이 1956년 대통령 후보 유세 도중 익산에서 서거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해공기념사업회와 (사)한국민족문화사업회가 건립을 추진해왔다.

2007년 익산시로부터 부지를 제공받아 43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도서관을 신축, 10년 간 운영한 후 시에 기부채납키로 했다.

같은 해 10월 부지 1만9천700㎡에 지하1층, 지상 2층 규모 도서관 건립공사에 들어갔지만, 공사비를 주지 못해 2010년 3월 골조만 세워진 채 방치되고 있다.

시는 2011년 11월 협약을 해제하고 토지 반환을 요구했다. 양 사업회가 이를 거부하자 2012년 9월 토지 인도 민사소송을 제기, 2013년 9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시민 오모 씨(55·모현동)는 “이 사업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 공사비도 없는 엉터리 단체에게 덜컥 익산시 소유 공원 부지를 내줘 이 같은 사태를 초래했다”며 “멀쩡한 땅을 흉물과 우범지대로 만든 것도 모자라 행정력도 낭비했다”고 비판했다.

/우창수 기자

※해공 신익희 선생 기념문화도서관의 어제와 오늘
-2007년 4월 3일 건축허가 신청(부지 1만9천700㎡, 지하1층, 지상 2층)
-2007년 8월 22일 건축허가
-2007년 10월 9일 착공
-2010년 3월 30일 공사 중단
-2011년 11월 협약해제(협약위반 토지 반환 요구)
-2012년 9월 익산시 토지 인도 민사소송 1심 승소
-2013년 5월 항소심 승소, 9월 대법원 승소
-2015년 5월 21일까지 재산명시신청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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