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장묵 언론인

“말도 안 되는 일로 기소 했어요”?

지난 5월 8일 오후 6시경 4시간 여 P시장 재판이 끝나고 법정을 꽉 메웠던 방청객들이 웅성거리며 전주고법 재판정을 빠져 나올 때 한 방청객이 변론을 했던 변호사에 다가 가 나눈 대화다.

“변호사님 수고 많으셨습니다”하고 방청객이 인사를 건네자 변호사가 “말도 안 되는 일로 기소했어요”란 말로 화답 했다고 한다. 이날 변호사의 변론은 영화나 TV 드라마에서 나오는 장면처럼 생생하고 날카로웠다.

재판장이 변호인석을 향해 “마지막 변론 하세요”라는 말을 듣자 김 변호사는 두툼한 파일을 하나 챙겨 들고 재판장 앞으로 나가 섰다.

변호사가 들고 나간 파일은 익산시 서류 보관 창고에서 나온 쓰레기 소각장 사업자 선정과 관련된 일체 서류이며, 전임 C시장 때부터 L시장에 걸쳐 사업자 선정이 끝날 때까지 이루어진 모든 결재 내용이 담겨 있었다. 변호사가 소지한 서류는 당시 시장과 부시장이 결재한 40여 건이 넘는 많은 분량으로, 31만 시민의 의혹을 풀 수 있는 증빙 서류들이다.

변호사는 서류 내용을 하나하나 영상에 띄우며 잘못된 내용을 지적 하고, 특히 의혹을 샀던 기술위원회 평가서와 관련해서는 C시장 때 만든 내용과 시장이 바뀐 후 L시장 때 만든 채점 질문 요지가 확연히 달라진 내용을 강하게 지적하며 특정 사업자를 밀어준 냄새가 펄펄 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방청객들은 변호사 설명에 귀를 쫑긋하게 세워 듣고 숨겨진 비밀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김 변호사는 변론 말미에서 쓰레기 소각장 사업자 선정은 “비리가 차고 넘칩니다”라는 확신에 찬 말로 끝맺음해 의혹에 싸였던 쓰레기 소각장 사업자 선정 과정이 잘못된 것을 한번에 인식 시켰다.

심문 과정에서 검사가 공소 사실과 관계없는 말을 꺼내자 P시장은 17살 철없는 미성년 시절에 친구들과 한번 싸운 것이 폭력이냐며 반박성 해명을 하고 그동안 잘못 알려진 루머까지 털어 냈다. P시장은 “중학교 2학년 때 중령이던 아버지가 낙동강 전투에서 입은 상처로 일찍이 돌아 가셨다”며 사춘기 때 아버지가 그리운 마음으로 방황 했다고 울먹일 때, 방청객들의 눈시울도 불거졌다.

법은 아홉 사람의 죄인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사람의 억울한 누명을 벗기는 것이 더 중요 한 것이다. 12전13기로 선거 패러다임을 바꾸고 일어 선 P시장이 본 재판도 13전14기 정신으로 굳게 서리라 긍정한다.
 

사막은 오아시스가 있어 가볼만한 곳 이지만 이글거리는 태양과 황량한 광야를 이겨야 오아시스를 만날 수 있다. 비행기는 공기의 저항으로 뜰 수 있고 새나 물고기도 공기의 저항이 있어 하늘을 날고 바다를 헤엄칠 수 있다고 한다.

P시장! 이번 저항을 꼭 이겨내고 푸른 하늘을 더 높이 더 멀리 날 수 있기를.
빨리 재판을 끝내고 ‘2천 년 역사 고도, 클린 익산시’를 기대한다.
 

#이 기고문은 본보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익산열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