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태규 원광고등학교장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갈등을 겪는다. 내가 무심코 건넨 말 한마디나 사소한 행동이 타인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돼 평생 가슴속에 멍울을 남기기도 한다. 특히 최근에 이웃 간 주차 문제나 아파트 층간 소음으로 인해 서로 얼굴을 붉히고 심지어 고귀한 생명을 앗아가는 비극적인 뉴스를 접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점점 산업화, 개인화 되어가는 현대인들의 각박한 삶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학교현장에서 생활하다 보면 이따금 화가 가득 담긴 학부모님들의 전화를 받는 경우가 있다.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통해 학부모님의 불만 정도를 가늠하면서 상대의 말을 잘 경청해 설득하는 경우도 있고, 우리의 실수가 발견되면 정중히 사과를 드려 갈등을 해결하는 등 나름의 지혜를 터득할 수 있다.
앞서 이야기했듯 우리는 누구나 실수를 하면서 살아가며 거기에 대처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이에 다음 세 사람의 대처 방법을 통하여 교훈을 삼도록 하고 싶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5월 10일 2차 대전 최대 피해국인 러시아를 방문해 무명용사 묘에 헌화하고, 나치 정권의 600만 유대인 대학살의 책임을 거론하며 과거사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독일은 30년 전부터 2차 대전 종전을 해방의 날로 기념하고 있으며 패전이라는 슬픈 역사로 보는 것이 아니라, 연합국과 소련의 희생 덕분에 독일이 나치로부터 해방됐다며 전쟁 피해국에 오히려 감사하고 있다. 독일은 2차 대전이 끝난 지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철저하고 일관된 사죄와 반성으로 피해국과 화해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달 미국 방문에 나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첫 번째 공개행사가 4월 27일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있었고, 이 강연에서 한국계 이민 2세 최요셉 군이 정중하고도 침착하게 아베 총리에게 질문을 했다.
“일본군과 정부가 위안부 동원에 관여했다는 강력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왜 일본 정부는 아직도 위안부 수십만 명을 강제 동원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십니까?” 이에 대해 예상대로 아베 총리는 과거사에 대해 사죄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책임의 시대에는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미덕이 아니라, 실수를 깨끗하게 인정하고 다시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미덕이며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다.” 이 말은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전한 명구(名句)다.
개인 간이든 국가 간이든 실수를 했을 때 이를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사과의 기술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미 저질러진 실수를 어떻게 사과해야 할까?
여기에 사과를 잘 못하는 이를 위한 ‘LATTE의 법칙’을 소개한다.
Listen: 상대의 말을 잘 경청한다.
Acknowledge: 상대의 불만 사항을 인정한다.
Thanks: 상대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Take action: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에 돌입한다.
Explain: 다시 실수하지 않을 것을 설명한다.
이처럼 나의 가슴속에 진정으로 상대를 인정하는 마음을 지니고 사과 한다면 사람들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을 것이다. 용기를 낸 나의 사과가 상대의 아픔을 감싸 안아 이것이 확산된다면 세상을 더욱 훈훈하게 하여 타인을 행복하게 만들지 않을까.
아베총리를 비롯한 일부 극우 일본 인사들에게 전하고픈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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