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8년 준공 일제수탈·한국전쟁 아픔 간직 옛날 익산~군산 유일한 통행로

옛 만경교 철거가 진행 중이다. 익산과 김제쪽 100m씩만 남기고 나머진 철거된다.

익산과 김제를 잇는 첫 번째 다리인 옛 만경교의 철거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역사적 유물로 남겨 두자는 주장에 따라 익산과 김제쪽 100m씩만 보존하고 나머진 철거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익산시 목천동에서 김제시 백구면 삼정리로 이어지는 옛 만경교는 1928년 2월 세워졌다. 다리 입구에 ‘단기 4261년 2월 준공’이라 적혀 있다.

일제가 공사비 28만 환을 들여, 쌀 침탈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건립했다. 폭 6m, 길이 550m로 현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시멘트 콘크리트 다리다.

6.25전쟁 당시에는 해병대가 창설 후 처음으로 작전을 펼쳤던 목진지였다. 치열한 전투 속 폭격을 맞아 부서지긴 했지만 거의 원형에 가깝게 보완했다.

예전부터 ‘목천포 다리’라 불린 이 다리는 망둥이와 숭어 낚시를 하는 강태공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고깃배들이 다리 아래 만경강에서 실뱀장어를 잡기도 했다.

익산시민과 김제시민들이 왕래하던 유일한 통로이기도 했다. 봄이면 둑 옆에 활짝 핀 벚꽃구경을 하러 다니던 다리였다.

하지만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교각 일부가 주저앉아 다리 전체가 균형을 잃은 채 뒤틀렸고, 난간마저도 이빨 빠진 것처럼 떨어져 나가면서 붕괴위험이 높아졌다.

급기야 안전진단 결과 E등급(붕괴위험) 평가를 받아 지난 1996년 통행이 전면 금지됐고, 다리 관리주체인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2014년 철거계획을 세웠다.

역사적 유물로 존치하자는 여론에 보류하는 듯했지만, 붕괴위험이 매우 높은 데다 2차 피해까지 우려돼 다리 가운데 부분만 철거하고 익산과 김제쪽 100m씩만 남겨 놓기로 했다.

/우창수 기자

김제 쪽 만경교 입구. 철조망을 세워 출입을 차단했다.

철거되고 있는 다리 너머 보이는 익산 목천동

김제 쪽 다리 앞에 세워진 표지판

현재 남아 있는 옛 만경교 일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교각이 한쪽으로 기울고 난간이 떨어져 나갔다.

익산쪽 입구에 서있는 표지석. 단기 4261년 2월 준공이라 적혀 있다.

익산쪽에서 바라본 옛 만경교.

다리 상판을 떼어낸 공사 현장.

옛날 사진. 새전북신문 제공.

다리 아래에서 낚시하고 있는 강태공들. 새전북신문 제공

이희선 사진작가 제공

이희선 사진작가 제공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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