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년은 경산부 이속인 아버지 이장경(李長庚)의 다섯 아들 중 막내로 경북 고령군 성산면에서 태어났다.
맏형은 백년(百年). 둘째는 천년(千年). 셋째는 만년(萬年). 넷째는 억년(億年)이고, 다섯째는 조년(兆年)으로 매우 독특한 이름을 지었다. 본관은 성주, 자는 원노(元老), 호는 매운당(梅雲堂), 백화헌(百花軒)인데 고향에서 백가지 화초를 가꿀 때 스스로 작호 했다.
이조년은 어릴 때부터 날쌔고 치밀하며 덕량과 재능이 있었다. 자랄수록 기품이 있고 문장력이 뛰어났다. 고을 부사로 부임한 정윤의가 그를 한번보고 재주가 신동하고 대범해 사위로 삼았다.
1294년 향공 진사로서 과거에 급제해 안남서기로 임명되고 예빈 내급사를 거쳐 비서랑(秘書郞)이 됐다. 충열왕을 따라 원나라에 갔을 때 왕유소와 송방영 등이 왕의 부자사이를 이간시켜 신하들이 분열돼 혼란할 때 이조년은 어느 쪽에도 가담하지 않았다.
충선왕이 왕위에 오르자 왕유소 등은 모두 처형되고 충열왕을 수행했다는 이유로 이조년은 귀양을 갔다. 1330년 세자로 원나라에 갔던 충혜왕이 돌아와 왕위에 오르자 이조년은 장량이 되고, 임금에게 거리낌 없이 직간을 했다. 충혜왕은 오락과 음란에 빠져 국사를 게을리 하자 “왕의 나이가 한창이요 내 나이는 이미 늙어 왕을 바로잡아줄 수 없으니 벼슬을 떠나자”라고 탄식 했다. 대제학의 직위을 버리고 귀향해 매운당을 세우고 일그러진 세상을 노래하고 학문에 전념했다. 저서로 ‘다정가(다정가)’, ‘옹방골(옹방골)’ 등이 있다. 시호는 문열(文烈)이다.

개성유수를 지낸 이억년이 벼슬을 떠나 함양으로 낙향할 때 이조년은 한강 나루터 건너까지 배웅 길을 가다가, 길가에서 금덩어리 주워서 하나씩 나눠 가졌다. 형과 함께 강을 건너던 조년은 금덩어리를 강물에 던졌다. 형이 놀라서 이유를 묻자 조년은 “제가 평소에 형님을 매우 사랑했는데, 금을 나누어 가진 다음에는 갑자기 형님을 꺼리는 마음이 생깁니다. 강물에 던져서 잊어버리는 것이 낫습니다”라고 대답했다. 형은 고개를 끄덕이며 “네 말이 참으로 옳구나”라며 자신이 금덩어리를 강물에 던져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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