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백나무 숲 체험장에 무인 찻집 만들어… 쉼터이자 주민들 사랑방
황토 숙박시설•마을 영화관 등 직접 마련한 재주꾼들 '마을의 보배' 

▲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박병석 위원, 배종구 부위원장, 박귀열 총무, 이종석 이장, 박재열 위원장.

모였다 하면 무엇인가 뚝딱 만들어내는 재주꾼들이 성당면 두동편백정보화마을에 있다. 마을의 소문난 일꾼 11명이 그 주인공이다. 그들은 두동편백마을운영위원회를 구성해 마을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박재열 위원장(68)을 필두로 배종구 부위원장(64), 이종석 이장(63), 박귀열 총무(50), 박병석 위원(44), 송재영 위원(54), 오수경 마을관리자(50), 최옥순 부녀회장(56), 김지호 위원(56), 박래운 위원(61), 오동욱 위원(44)이 함께하고 있다.

이들은 마을 일이라면 열일 제쳐두고 팔을 걷어 부친다. 2006년에는 두동교회와 편백나무 숲을 찾는 관광객을 위해 직접 체험장을 만들었다. 나무를 자르고 황토를 발라 멋들어진 공간을 만들었다. 1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미나실과 숙박이 가능한 2개의 방까지 갖췄다.

또 게이트볼장에 스크린과 음향장비를 설치해 ‘마을영화관’을 만들기도 했다. 주말이면 마을 주민들이 모두 모여 영화를 감상한다.
특히 추운 날씨에 게이트볼장을 이용하실 어르신들을 위해 몇 년은 거뜬히 날 수 있을 정도로 땔감을 쌓아두는 등 마을 곳곳에 이들의 손길이 닿아 있다.

지난 10월에는 체험장 한 편을 리모델링해 ‘무인 찻집 응골’ 문을 열었다. 몇 년 전 두동마을에 귀촌한 리모델링 전문가 오동욱 위원이 재능을 마음껏 발휘해 멋진 찻집이 완성됐다. 여기에 원두커피, 꿀차, 녹차, 국화차 등 15종의 차를 준비했다.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주민들이 직접 만든 효소다. 오미자, 쇠비름, 개복숭아, 가마중, 민들레 등 몸에 좋다고 알려진 효소를 맛볼 수 있다.

박재열 위원장은 “위원회 뿐 아니라 마을 주민 모두가 함께 만든 것”이라며 “더욱이 다른 마을에 비해 젊은 사람들이 많다. 솔선수범하고 열성적으로 일에 동참하는 우리 마을의 보배들”이라 웃으며 말했다.

항상 마을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위원회. 무인 찻집에서는 마을에서 재배하고 생산된 잡곡류, 편백 베개 등을 무인 로컬푸드 형식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박귀열 총무는 “가급적이면 마을 생산품을 이용하고자 한다. 보여주고 이윤을 남기기 위함보다 주민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서”라면서 “수익이 생기면 마을 어르신들 점심식사 대접과 목욕 등에 쓰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계획 한 것은 다 된다는 두동편백마을운영위원회. 이런 자신감은 160여명 마을 주민들이 한 마음으로 잘 뭉치기 때문.
이종석 이장은 “많은 사람들이 우리 마을에 편히 와서 쉬었다 가길 바란다”면서 “다만 다수가 이용하는 무인 찻집은 이용한 흔적은 깨끗하게, 발자취는 메모장에 남기고 가주셨으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겨울철을 맞아 얼음 썰매장을 만들 계획인 위원회. 벌써 썰매도 만들어 뒀다.
배종구 부위원장은 “어른들은 추억을 되새기고 아이들은 재미있는 추억을 새길 수 있는 재미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마을을 위해 더 열정적인 일꾼들이 되겠다”고 말했다. /황정아 기자

▲ 왼쪽부터 배종구 부위원장, 박병석 위원, 이종석 이장, 박재열 위원장, 박귀열 총무.

▲ 아늑하고 멋들어진 무인 찻집 내부.

▲ 다양한 차를 맛볼 수 있다.

▲ 발자취를 남길 수 있는 메모판과 자율 계산대.

▲ 주민들이 직접 만든 효소들.

▲ 숙박시설이 갖춰 진 게스트하우스.

▲ 게스트하우스 주방시설.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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