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이슈･지역소식 등 10대 소식통 역할 톡톡… 익산의 보물

▲ 벼리 17기 오민승 기장(왼쪽)과 이주형 편집장.

익산에는 ‘청소년들에 의한, 청소년을 위한’신문이 있다. 12면 타블로이드판으로 3, 6, 9, 12월에 발행되는 ‘벼리’다. 발행된 3천부는 기자들을 통해 각 학교에 배포된다.

벼리는 그물코를 오므리고 펼 때 잡아당기는 줄로 일이나 글의 핵심을 뜻하는 우리말이다. 신문 벼리는 청소년들이 알아야 할 정보, 사회적 이슈, 지역 소식 등이 담겨 있다.

벼리를 만드는 이들은 익산지역 고등학교 1, 2학년 학생들. 3학년이 되면 실질적인 제작에 참여하지 않지만 명예기자로 활동한다.

2000년 창간호를 만든 1기부터 지금의 17기까지 250여명의 청소년들이 벼리와 함께 하고 있다. 오는 3월 18기 신입기자를 뽑을 예정이다.

올해 편집장을 맡은 이주형 군(18・17기)은 “벼리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학생들의 소통을 위해 만드는 신문이다. 식상하고 알려져 있는 이야기보다 청소년들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면서 “이런 뜻을 함께 할 신입기자가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벼리는 깊은 역사만큼 체계적인 제작 과정을 거친다. 매주 토요일 모여 아이템 회의에서 기사를 선정하고 작성한 기사를 모든 기자가 함께 수정한다.

 
정보전달성 기사를 쓰는 1팀은 청소년들이 모르는 사실이나 화제가 되는 이야기를 싣는다.

2팀은 비판성 기사를 맡고 있다. 정부나 학교 문제, 학생들의 태도에 일침을 가하는 날카로운 기사를 작성한다.

사미팀은 각 기사에 맞는 사진이나 삽화를 그려 기사의 이해도를 높여준다.

▲ 벼리 17기 오민승 기장(왼쪽)과 이주형 편집장.

학교 정규수업 후 취재활동을 해야 하는 어려움에도 마냥 행복한 웃음이 가득한 기자들. 힘든 것 보다 벼리 덕분에 얻는 것이 많다고 이야기 한다.

17기 오민승 기장(18)은 “학교생활에서 느낄 수 없는 재미가 있다. 사회생활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며 “인생의 꿈을 설계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고 웃으며 말했다.

명예기자가 된 선배들은 벼리의 소중한 재산이나 다름없다. 특히 2기 박진영･서민혁 씨는 여전히 벼리에 무한애정을 쏟아내고 있다.

해마다 지자체에서 지원을 받고 있지만 갈수록 줄어드는 예산으로 발행에 차질이 생길 때도 있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벼리의 명맥을 이어가는 당찬 10대 기자들. (사)교육문화법인 아이행복(이사장 강유희)은 벼리의 첫 발부터 함께한 든든한 지원군이기도 하다.

올해는 ‘학생들이 읽기 좋은 신문, 학생들이 많이 읽는 신문’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새로운 코너를 만들고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벼리 알리기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황정아 기자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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