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학생 등하교 차량 지원…자유학기제 운영 등 교육도 알차

폐교위기에 처한 시골학교가 동문들의 힘으로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지난 1971년 개교해 3천621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성당면 성당중학교(교장 임영옥).

산세 수려한 숭림산 자락을 병풍처럼 두른 성당면 초입에 자리한 이 학교는 전교생이 22명으로 정부의 소규모농촌학교 통폐합 대상에 해당돼 폐교될 위기에 처해 있다.

시골마을 형제‧자매들에겐 풋풋한 추억이 서려있는 배움의 요람이지만 더 이상 명맥을 잇지 못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총동문회가 하나가 되어 ‘성당중’ 살리기에 나섰다.

총동문회는 제일 먼저 지난해 동문장학회를 설립했다. 초대 회장은 서울에서 부동산 컨설팅회사를 경영하는 박관식 동문(4회 졸업생)이 맡았다. 박 회장은 선뜻 기금 3천500만 원을 내놨다. 총동문회(회장 윤남용)와 4회 졸업생인 황종하 전 시의원도 힘을 합쳐 5천만 원이란 거금이 금세 모였다.

폐교를 면하기 위한 최선책은 학생 수 감소를 막는 것. 그러나 보잘 것 없는 시골학교로선 이렇다 할 묘책이 없었다. 궁리를 거듭한 끝에 동문들이 마련한 ‘학교 지키기’ 방안은 바로 전교생 해외 탐방. 지난해 3학년이 처음 현해탄을 건너 일본에 다녀왔다. 올해는 새내기 1학년 5명까지 포함해 전교생 22명이 태국으로 3박5일 해외연수를 갈 계획이다.

임영옥 교장은 “중학생에게 좀처럼 얻기 힘든 해외여행 기회가 주어져 아이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정말 좋아 한다”고 말했다.

동문장학회의 또 다른 프로젝트는 익산시내 학생 등하교 차량 지원. 모현동에서 학교를 다니는 신입생 2명이 매달 20~30만 원가량 들어가는 버스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전학가기 일보직전의 위기의 순간이었다.

동문장학회는 이 같은 소식을 접하고 매달 80만 원가량 되는 통학택시비를 선뜻 내놨다. 2명의 ‘금쪽’ 같은 학생이 학교를 떠나지 않고 남는 값진 결실을 맺은 것.

박관식 회장은 “익산시내 학생들이 점차 늘어날 경우 통학버스를 구입해 학생들의 등하교 편의를 도울 계획”이라며 “이제는 학생 지키기를 뛰어 넘어 멀리서도 오고 싶은 학교로 변모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가고 싶은 학교, 오고 싶은 학교’ 일환으로 박 회장은 올 신입생 5명 전원에게 노트북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 같은 동문회의 노력은 학교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중학교 자유학기제 정책연구학교로 선정돼 알차게 운영하고 있고, 대한민국행복학교박람회에서 우수학교로 뽑혀 교육부장관 표창을 받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소규모 농촌학교 특성을 살려서 도시에서 맛볼 수 없는 알찬 수업이 이루어져 학생과 학부모들의 만족도는 날로 향상되고 있다.

학교를 중심으로 지역주민과 학부모, 교직원이 하나가 돼 지역사회를 이끌어가는 알토란같은 시너지 효과도 톡톡히 맛보고 있다.

임영옥 교장은 "후배들이 선배들의 아낌없는 배려로 마음껏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게 돼 기뻐하고 있다"며 "동문들의 후배사랑이 폐교위기의 시골학교에 활기를 불어넣어 오고 싶은 학교로 거듭나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성당면=황종하 시민기자

성당중학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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