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에 뜨거운 물 넣고 3분이면 ‘OK’ 값 1천500원으로 싸 인기

야채죽·감자죽·양송이버섯죽 영양만점 한 끼 식사로 안성맞춤

설립 1년 신생사 제품 출시 6개월 만에 12만개 판매 금자탑

특허출원에 HACCP 인증 대기업과 유통계약 협의 중국 진출

왼쪽부터 장혜숙 상무이사, 정상옥 대표, 김현수 대표, 사원 김보름 씨.

세계 경제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즉석식품. 요즘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가정식사 대체식품(HMR, Home Meal Replacement)’이 가장 핫하게 뜨고 있다.

가정식사 대체식품은 기존 냉동식품과는 달리 조리 즉시 냉장시켜 다시 데우면 신선한 맛이 그대로 살아나는 음식이다. 포장을 뜯는 즉시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져 바쁜 현대인들에게 한 끼 식사로 각광을 받고 있는 식품이다.

편의점에서 팔고 있는 도시락, 샌드위치 등이 대표적이다.

가정식사 대체식품의 세계 시장 규모는 우리나라 돈으로 무려 3천500조 원. 국내 시장만도 1조7천억 원이다. 이것도 지난해 규모다.

LG연구원은 올해 국내 시장 규모를 지난해보다 6천800억 원이 늘어난 2조3천800억 원으로 전망했다. 핵가족화에 점점 식구 수가 줄고, 더욱이 1인 가족도 늘고 있어 앞으로 가정식사 대체식품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세계 가정식사 대체식품 시장을 주름 잡을 제조 회사가 익산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익산 제2산단 옆 석암동에 자리하고 있는 ‘(주)푸르름’이다.

국내 최초 ‘마시는 3분 컵죽’을 생산, 벌써 중국으로 진출해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고, 최근엔 국내 대기업과의 체인망 구축을 협의하는 등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

폭염특보가 내려진 25일 한낮, (주)푸르름을 찾았다.

‘마시는 3분 컵죽’ 출시 6개월 만에 12만 개 팔려

(주)푸르름은 2015년 7월 설립한지 이제 갓 1년 된 신생회사다. 석암동에 있는 창고 150평을 빌려 차린 작은 회사다.

젊은 사업가인 정상옥 씨(43)와 김현수 씨(39)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상근하는 회사 가족 수는 이들 2명의 공동대표와 장혜숙 상무이사(49), 사원 김보름 씨(24)까지 4명이다.

정상옥·김현수 공동대표는 식품업계에서 활동하다 알게 된 사이다. 정 대표는 5년 간 식품회사에서 기획, 유통, 수출 업무를 보았고, 식품사업도 했다. 김 대표는 4년 정도 생산 파트에서 근무했다.

식품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2명의 공동대표는 12월 중순 국내 최초로 ‘마시는 3분 컵죽’을 출시, 즉석식품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야채죽’, ‘감자죽’, ‘양송이버섯죽’ 등 3개 제품이었다. 종이컵 크기를 성인 주먹 2개 정도로 작게 만들어 휴대가 아주 편하도록 설계했다.

3개 제품은 소비자가격이 1개 당 1천500원으로 차 한 잔 값보다 싸면서도 간단한 한 끼 식사로 충분해 회사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컵라면처럼 30g들이 봉지에 들어 있는 ‘동결건조분말’을 컵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3분 기다리면 금방 끓인 것 같은 영양만점 죽으로 돼 금상첨화였다.

서울, 경기에 있는 대리점과 지역마트, 그리고 옥션과 G마켓 등 오픈마켓을 통해 파는 컵죽은 출시 6개월 만에 12만개가 불티나게 팔렸다.

(주)푸르름 컵죽은 온라인으로 구매가 아주 쉽다.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서 ‘컵죽’으로 검색하면 판매사이트가 뜬다.

특허출원 4개 탄탄한 기술력으로 중국 진출도

기존에 나온 즉석식품 죽은 생쌀을 봉지에 담은 것이어서 집에서 물을 넣고 끓여 먹어야 했다.

하지만 (주)푸르름의 ‘마시는 3분 컵죽’은 동결건조한 밥을 넣어 뜨거운 물에 3분 정도 데우면 근사한 죽이 돼 가정에서 끓여 먹어야 했던 방식을 단박에 무너뜨렸다.

야외에서도 들고 먹을 수 있는 테이크아웃(Take-out) 식이어서 더 인기를 끌었다.

무엇보다 차 마시듯 편하게 먹을 수 있어 ‘죽은 떠먹는다’는 고정관념도 깨뜨렸다.

그래서 차 마시듯 먹는 죽이라는 의미를 넣어 ‘야채죽’, ‘감자죽’, ‘양송이버섯죽’ 등 제품 이름에 ‘호로록 호로록’이라는 의성어를 집어넣었다.

(주)푸르름은 올초 특허 4개를 출원했다. 영양죽 제조방법 1개와 기능성 컵 2개, 디자인 1개다.

지난 6월엔 식품의약안전처로부터 HACCP(국내식품안전기준) 인증을 받았다.

이를 기점으로 대기업과의 유통계약을 맺기 위해 협의 중이다. 현재 홈플러스, GS마트, 홈쇼핑 등과의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돼 조만간 소비자들이 대형마트 등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을 전망이다.

(주)푸르름은 이미 중국까지 진출했다. ‘이유식’을 개발해 중국에 수출하며 외화획득을 하고 있다.

(주)푸르름의 기술력은 올해 열린 각종 상품박람회와 창업경연대회 입상을 통해 인정받았다.

지난 5월 중국 이우에서 열린 수입상품박람회에서 최우수상품상을 받은데 이어 6월엔 스포츠서울이 주관한 ‘INNOVATION 기업&브랜드 대상’에서 품질혁신 부문(즉석식품) 대상을 수상했다.

또 4월~9월 진행되는 ‘도전K스타트업 2016 창업경연대회’에서도 식품기업으로는 전북 최초로 통합 본선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대회는 중기청, 미래과학부, 교육부, 국방부 등 4개 중앙부처가 주관하는 행사로 올 예선에는 전국 6천545개 회사가 참가했다.

본선은 40개 업체만 올라가 경합을 벌인다. 전북에선 (주)푸르름을 비롯한 3개 회사가 도대표로 본선에 올랐다.

(주)푸르름은 전북대, 우석대 산학협력단과 기술제휴를 맺고 제품 개발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앞으로 20~30여개 제품을 개발해 세계 시장으로 영역을 더 넓혀가겠다는 포부다.

정상옥·김현수 공동대표는 “지금까지 매출 1억 원가량 올렸지만, 대기업과의 유통 계약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급성장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매출 15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주소: 익산시 석암로 11길 48-59(석암동), 문의: ☎1670-5204.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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