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숲 강사

'동식물의 습성을 오랜 시간에 걸쳐 관찰해온 까닭에, 어느 곳에서나 보이는 생존경쟁의 의미를 알아낼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는 유리한 변종이 살아남고, 불리한 변종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문득 깨닫게 되었다.'  -찰스 다윈의 ‘자서전(1887)’에서-

여름에서 가을로 건너가는 이 순간에도 숲에서는 많은 변화가 일어납니다.

나무들은 겨울준비로 에너지 소비를 최대한 적게 하기 위해 나뭇잎을 떨어뜨리고, 새들은 더 따뜻한 곳으로 이동을 시작합니다. 야생동물들과 곤충들은 겨울잠을 준비하며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의 지혜들을 기억해냅니다.

인간중심에서 본 결실의 계절인 이 가을은 생태계에서는 살아남기 위한 계절인 셈입니다. 과연 생태계의 살아남기 위한 전략들은 무엇일까요?

가을에 하면 좋은 생태놀이를 통해 이들 생태계 동식물들의 생존전략을 알아갈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놀이, 가을 숲의 색깔 찾기

가을 숲을 떠올리면 어떤 색깔들이 연상되나요?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초록색과 갈색 또는 붉은색을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가을 숲에는 초록색과 갈색 그리고 붉은색이 제일 많이 보입니다. 그러나 그 외에도 가을 숲 속에서 아주 많은 색깔들을 찾아 낼 수 있답니다. 이 놀이는 다양한 숲의 색깔들을 찾아보는 활동입니다.

두 번째 놀이, 같은 소리 찾기

이 활동은 소리통에 각기 다른 열매들을 넣어 같은 소리가 나는 열매를 찾아보는 활동입니다. 열매들은 재질에 따라서, 무게에 따라서 각기 내는 소리가 다릅니다. 그 소리들을 집중에서 듣게 되면 미세한 소리의 차이를 구분해 낼 수 있습니다. 시각에만 의지하는 우리 현대인에게 어떤 열매인지 몰라도 같은 열매를 찾아가는 과정만으로도 훌륭한 감성 교육이 될 것입니다.

세 번째 놀이, 주머니 속의 열매 찾기

헤시오도스의 서사시 중 ‘일들과 날들’에 나오는 판도라의 상자는 판도라의 호기심이 인간에게 불행한 삶을 가져다주었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속이 보이지 않는 주머니를 참가자들에게 주게 되면 참가자들은 판도라처럼 호기심을 보이며 주머니 안을 자꾸만 눈으로 확인하려 합니다.

하지만 그 주머니 안에는 가을 숲의 비밀들이 들어 있습니다. 여러 가지 열매들을 이번에도 역시 시각이 아닌 촉감을 통해 구분해볼 수 있습니다.

네 번째, 도토리를 굴리기

엄마 나무들은 봄부터 열심히 키운 열매를 가을이 되면 미련 없이 독립을 시킵니다. 열매 길이의 길고 짧은 것, 크기 등을 분류할 수 있으며, 참가자들은 참나무가 되어보고 참나무 열매인 도토리를 엄마 나무로부터 멀리 보내기 위한 전략을 통해 참나무의 생존전략을 알아가게 되는 활동입니다.

가을은 바람의 시간이며, 소리의 시간입니다. 조금 기울어진 이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아 사계절을 만들어 여름보다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 가을은 단풍과 열매의 순간이며 곤충들의 짝을 찾기 위한 소리의 순간이기도 합니다.

나무들의 열매 채집으로 기쁨을 누리는 동시에 이들의 생존전략을 생각해 보고, 곤충들의 짝을 찾기 위한 울음소리에 귀 기울여 보며, 곤충들 자신의 유전인자를 남기기 위한 생존전략을 생각해보는 계절이 되길 바랍니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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