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6번 째 배치・운용… 전북 14개 시・군 하늘 날다
전문 의료진 탑승 신속 응급처리 응급환자 사망률 감소
중증응급환자 누구나 요청 가능… 헬기 이송 비용 무료

원광대학교병원 최두영 병원장

2015년 6월 9일 예초기로 제초작업을 하던 60대 남자가 예초기 칼날이 부러져 앞가슴에 박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119 구급차로 인근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심장에 칼날이 박혀 응급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큰 병원까지는 차량으로 1시간. 응급의료 전용 헬기를 탑승해 의료진의 응급처치를 받으며 17분 만에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이송돼 응급심장수술을 진행했다.

응급의료 전용 헬기(이하 닥터헬기)를 통한 전문 응급처치와 신속한 이송으로 골든타임 내에 수술을 할 수 있었고 보름 만에 정상 퇴원해 일상으로 복귀했다.

2014년 응급의료 통계 연보에 따르면 전북은 주요 응급질환인 중증외상,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중독, 화상 환자가 1만260명 발생했으며 3대 응급질환(중증외상,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환자의 최종 치료병원 도착까지 3시간 이상 소요되는 경우가 62.1%로 골든타임을 놓쳐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이처럼 1분 1초가 중요한 중증응급환자를 위해 하늘을 나는 응급실이 전북의 하늘에도 나타났다.

지난 6월 1일 ‘응급의료 전용헬기 출범식’을 갖고 공식 운항에 들어간 원광대학교병원(병원장 최두영) 닥터헬기다. 인천, 전남, 강원, 경북, 충남지역에 이어 국내 6번 째로 ‘하늘의 응급실’이 생긴 것이다.

전북은 동부지역은 산악지형, 서해안은 도서지역으로 14개 시・군 중 11개 시・군이 응급의료 취약지에 속한다. 때문에 중증응급환자 발생 시 신속한 이송수단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보건복지부와 전라북도(도지사 송하진)는 2015년 12월 원광대학교병원을 헬기 배치의료기관으로 선정하고 지난 5월까지 계류장 선정, 가상환자 발생 종합시뮬레이션 훈련 및 환자 인계점 관숙비행 등 본격적인 환자이송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했다.

닥터헬기는 배치 헬기 1대당 30억 원(국비 21억 원, 지방비 9억 원)이 지원된다.

원대병원에 배치 된 닥터헬기는 이탈리아 아구스터 워스트랜드사에서 제작한 AW-109그랜드 뉴 기종으로 탑승 인원은 6~8명이다. 내부에는 이동형 초음파진단기, 자동 흉부압박 장비, 정맥 주입기, 이동형 기동삽입기, 이동형 검사효소기 등이 탑재돼 있다.

최두영 원광대병원장은 “중증응급환자는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골든타임이 매우 중요하다”며 “산악지형, 농경, 섬 지역이 넓게 분포된 전북은 의료자원이 부족한 취약지역이 많다. 닥터헬기를 이용한 응급환자의 신속한 이송으로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닥터헬기를 통해 이송되는 환자는 중증외상, 심근경색, 심정지, 뇌종중, 기타중증응급질환 등이다. 출동 요청은 일반인이 할 수 없으며 응급환자를 치료중인 의사, 119, 보건진료원, 지정 민간인(도서지역 이장 등)만 할 수 있다.

헬기 요청이 접수되면 기장, 부기장과 응급의학과 의사 1명, 응급구조사 또는 간호사 1명 등 항공의료팀이 5분 이내에 헬기에 탑승해 출동한다. 출동 요청 시간은 일출 이후 일몰 전까지이며 헬기 이송 비용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단 환자처치와 약물 사용은 응급실 진료비와 동일하다.

최 병원장은 '2013년 닥터헬기가 도입된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의 경우 닥터헬기 도입 전과 비교했을 때 환자 발생부터 수술까지 약 1시간 30분가량 단축 효과가 있었다. 중증응급환자 30일 사망률도 1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에서도 닥터헬기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닥터헬기의 운용으로 전북 도민의 생명 지킴이 역할을 할 수 있게 돼 감사와 기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앞으로 헬기 계류장 설치 등 안전 관리 문제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익산열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