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AI 사태'에 그룹 전체 '먹구름'

달걀 유통 사업 비상등...육계, 사료 수직계열화 나서 피해 눈덩이 우려

닭고기 가공·유통 전문업체 하림그룹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이라는 먹구름을 만나 울상을 짓고 있다.

하림그룹은 올해 ‘달걀 유통업’에도 본격 진출해 산란계 수직계열화에 나섰으나 최근 사상 최악의 조류인플루엔자(AI)가 덮치면서 달걀 유통 사업에 비상등이 켜졌다.

하림은 국내 산란계 6천500만여 마리 가운데 30%에 달하는 2천만마리 이상이 살 처분되면서 하림 ‘자연실록’ 브랜드 달걀 역시 씨가 말랐다.

하림 달걀 사업의 중심지 전남 나주가 AI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나주에선 최근 한 달 새 AI 바이러스가 4차례나 검출됐다. 나주시 산란계 사육 농가들이 지금부터 사태를 수습한다 해도 병아리가 알을 낳는 닭으로 크려면 최소 6개월이 걸린다.

주력 사업인 육계 부문도 당분간 전망이 불투명하다. AI 바이러스 창궐 이후 닭고기에 대한 소비자 거부감이 커지면서 닭고기 도매가는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 1일 ㎏당 1천890원이었던 닭고기 도매가격은 최근 1천490원으로 21% 하락했다.

하림그룹에서 유통부문을 담당하는 하림의 12월 19일 기준 월간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줄었다.

닭고기 소비량이 줄고, 산란계가 이런 추세로 살 처분되면 하림그룹 전체 매출의 23%를 차지하는 사료 부문 실적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림그룹의 사업구조는 계란 유통, 육계 사육·가공, 사료 제조 등으로 수직계열화 돼 있다.

하림 관계자는 “AI 확산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며 “일부 프랜차이즈들과는 연중 계약가로 육계를 공급 중이라 타격이 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창수 기자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