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주인 (주)TNU 20층 높이 341세대 계획 ‘결사반대’

“조망권도 잃고 좁은 도로에 주차난 심각해질 것”

폐원한 옛 정신병원 건물.

평화롭기만 하던 마동 수도산 일대 주택단지에 찬 겨울보다 더 매서운 냉기가 흐르고 있다. 거리에 내걸린 붉은 현수막은 일촉즉발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 같다.

‘우남공원아파트’ 주민들이 내건 현수막엔 ‘우리의 일조권은 어찌할꼬?’, ‘6m 도로에 20층 건물이 웬말이냐?’, ‘아파트 앞에 20층 건물 죽어도 결사반대’ 등 분노 가득한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이 들고 일선 것은 지난해 11월쯤이다.

수도산 정상부근에 있는 ‘원광대의대병원 신경정신과 별관(정신병원)’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는 소식을 접하면서부터다.

1984년부터 운영해온 ‘정신병원’이 환자 수 감소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2012년 폐원을 결정한 ‘원광학원’은 지난해 11월 8일 부지 1만4천434㎡, 건물 7천450㎡를 공개 매각했다.

땅과 건물 모두를 72억8천만 원에 낙찰 받은 ‘(주)TNU(대표 윤민권)’는 정신병원 인수와 동시에 아파트 건립 추진에 나섰다.

5개 동에 최저 지상 7층, 9층, 최고 20층 규모의 341세대 아파트 단지, 공사비는 (주)한국토지신탁(대표 김두석)이 투자하게 돼 아파트 이름을 한국토지신탁의 브랜드를 넣어 가칭 ‘코아루 아파트’로 정했다.

설계를 마친 (주)TNU는 지난해 12월 1일 익산시 도시개발과에 경관건축심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정신병원 바로 아래에 있는 우남공원아파트 주민들은 설계도를 보고 신경이 곤두섰다. “우리 아파트 위에 20층짜리 고층건물이 들어서면 그동안 누려왔던 일조권, 조망권을 잃게 될 것이 분명하다”며 “가뜩이나 좁은 도로에 주차난도 심각해질 것”이라고 맞섰다.

12월 9일 열린 ‘경관건축공동위원회’ 심의에서 보완사항이 13개가 나왔다. 이날은 결론을 내지 못했고, 결국 15일 ‘경관건축특별위원회’에서 13개를 보완해 원안 통과시켰다.

(주)TNU는 위원회 심의 자리에서 주민들의 반대이유에 대해 “조망권은 법적 제재가 없다. 일조권은 우남공원아파트 몇 세대와 인근 단독주택 몇 세대가 침해되는데 따로 협상하겠다. 교통영향평가 대상이 아니지만, 우려되는 교통문제 해소에 노력하겠다”고 설명해 원안 통과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TNU는 반대가 심한 주민들을 만나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1월 중 주택과에 아파트 건축사업계획서를 제출, 오는 3월 건축 승인을 받아 착공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주택과 관계자는 “법적으로 아파트 건립을 막을 순 없다. 다만, 일조권 침해가 우려되는 곳은 아파트 높이를 7층, 9층으로 낮추도록 하고, 도로 폭도 8~10m로 넓히고, 주차대수도 법적 기준치인 110대에서 120대수로 확장토록 주문했다”며 “주민불편을 최소화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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