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만에 여성이사 탄생 망성농협 경사

농사 모르던 서울댁 부군 고향 무형리 작산마을로 귀농 부농 꿈

망성농협에 첫 여성이사가 탄생했다. 1967년 설립된 지 꼬박 50년 만에 뜻 깊은 역사를 맞았다.

주인공은 이명희 씨(50·무형리 작산마을). 망성농협 농가주부모임 재무·총무를 역임한 그는 한국여성농업인회 익산시연합회 수석부회장, 망성여성의용소방대 부대장을 맡고 있는 소문난 여성일꾼이다.

그는 지난 16일 치러진 망성농협 이사 선거에서 당선의 영광을 안고, 첫 여성이사가 됐다.

이날 선거에선 전체 6명의 이사 중 임기가 만료되는 3명의 이사를 새로 선출했다. 그는 소정우, 김원겸 씨와 함께 신임이사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는 “조합원 1천60여 명, 특히 여성조합원 300여명을 위한 사업에 열과 성을 다하겠다”면서 “선배이사님들에게 배우며 망성농협을 튼실한 농협으로 만드는데 일조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논두렁과는 전혀 거리가 먼 서울에서 태어났다. 평범한 새침데기 아가씨였던 그는 망성에서 상경한 이운재 씨(51)와 백년가약을 맺고, 서울에서 신혼생활을 했다.

그러다 20년 전 귀농을 결심한 부군을 따라 망성면으로 내려와 여성농업인이 됐다.

부군의 고향인 무형리 작산마을은 20여 세대가 사는 작은 시골마을로, 그는 마을에서 나이가 가장 젊었다.

농사에 농자도 모르고 살던 그는 처음엔 장화신고 논에 들어가는 것조차 힘들었다. 지금은 벼농사 130여 마지기, 소 10여 마리를 키우는 복합영농인으로 변신했다.

그는 일정량의 ‘무농약 쌀’을 생산해 익산 대표 농산물 브랜드 ‘탑마루’에 납품을 하는 등 친환경 농업으로 부농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하는 농번기엔 새벽 5시에 일어나 들녘을 누비는 억척이 농사꾼이 돼 아들, 딸을 남부럽지 않게 키우는 장한 엄마다.

현재 맏딸 이미연 씨는 배제대 유아교육과 2학년에 올라가고, 2살 터울인 아들 이정현 군은 연무대 마이스터고 3학년이 된다. 둘 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착하고 예의바른 효자효녀다.

그는 아직은 어린 자녀들을 곁에서 자주 보지 못하는 게 아쉽지만, 지금처럼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온 정성을 쏟아 뒷받침할 생각이다.

그는 “망성농협 산하 농가주부모임을 활성화 시키고 싶다”며 “여성 조합원들이 당당히 망성농협의 중요한 구성원으로서 대접받고 다양한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창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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